기업들의 2014년 하반기 하반기 공채가 마무리되고 있다. 예년보다 느지막이 시작된 공채에 최종합격 통지 문자를 받은 학생도 있는 반면 아직까지 면접을 보러 다니는 취업준비생(취준생)도 있다. 그간 2개월부터 1년까지 다양한 기간과 각자의 방법으로 취업준비(취준)를 한 본교 취준생들을 만났다.

  사기업 IT계열사 입사를 지망했던 이지예(정보대 컴퓨터11) 씨는 올해 7월부터 취준에 돌입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방학이 되자마자 시작한 셈이다. 지예 씨는 평소 글을 써본 적이 없어 글쓰기에 자신이 없던 터라 방학 동안 매일 8시간을 자기소개서(자소서) 쓰는 데만 보냈다. 작성한 자소서는 평소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했던 취업사이트에서 전문가로부터 첨삭을 받았다. “7, 8월 두 달간은 하반기에 지원할 기업의 작년 자소서 항목을 갖고 미리 자소서를 작성했어요. 학점이 3.5밖에 안 돼 다른 강점을 만들기 위해 자소서를 끊임없이 첨삭했죠.” 이후 실제 서류전형 발표결과를 보면서 그녀는 자소서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흔히 말하는 ‘복붙’을 한 회사는 대부분 서류부터 탈락이었다”며 자소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9월, 2학기가 시작된 후에도 지예 씨의 자소서 첨삭은 계속됐다. 아직 학부생이기에 학과수업과 취업준비를 병행해야했다. 9월 말, 빠르면 9월 둘째 주부터 하반기 공채가 시작돼 시간이 없었다. 학과수업이 끝난 오후 3시부터 방학 때 작성했던 자소서 최종 본을 수정하고, 하루 4시간 이상 인적성 시험공부를 했다. 필기시험 이후에 있을 면접도 대비해야했기에 매주 수요일, 일요일마다 면접 스터디도 진행했다. “인적성 준비는 기업 당 약 2권정도 책을 사서 풀었어요. 면접대비 스터디는 두 종류를 했고요. 하나는 기업에 상관없이 면접 전반에 대한 스터디, 다른 하나는 지원한 기업에 맞춰 면접을 대비하는 스터디였어요.”

  취준생이 되기 7개월 전, 대학교 3학년 때만해도 그녀는 사실 고려대라는 타이틀 하나만 있으면 취업은 자연스레 되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서류합격 후에도 그녀를 가로막는 인적성 시험, 1·2차 면접들에 그녀는 하루를, 매 시간을 쪼개서 준비하고 또 준비해야했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는 문채석(인문대 영어영문08) 씨도 취준 시작 초기였던 올해 1월에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기위해 노력했다.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8시에 도서관에 도착해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논작(글쓰기) 스터디가 있는 9시 30분 전까진 전날 준비한 자료를 보충했다. 준비된 주제로 글을 쓰고 서로의 글을 첨삭하면서 3시간 정도가 흘렀다. 스터디를 마친 후엔 다시 도서관에 돌아와 책을 읽고 온라인으로 상식 스터디도 했다. “그렇게 하다보면 밤 11시가 돼요. 시간 정말 훅 가죠. 그렇게 5월 달까지 살았어요.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갈 땐 항상 사물함에 노트북을 두고 갔어요. 철저히 스스로를 통제하려고요.”

  당시 그가 스스로를 극도로 통제했던 건 ‘하계 방학 때 무조건 인턴을 뚫어야 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채석 씨는 그 때를 돌아보며 “책만 읽지 말고 사람도 만나고, 문화생활을 하면서 창의성과 유연성을 길렀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놓치고 있었다”고 말했다. 6월부터 3개월 간 방송사와 신문사에서 인턴을 한 후 채석 씨는 다시 취준생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빡빡했던 예전과 달리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입사를 준비 중이었다. 별 일 없으면 일요일에도 도서관을 갔던 이전과 달리 고정된 휴일을 정하고 그 날엔 취미생활을 즐겼다.

  취준생이라고 휴일 없이 공부만 할 순 없었다. 신체적으로도, 심적으로도 쉽게 지칠 수 있는 취준생활에서 ‘자신을 위한 시간’이 있다는 건 도움이 됐다. 긴 시간은 아니지만 2개월 간 취업준비를 한 변재원(미디어학부 10) 씨의 취준 노하우도 ‘나만의 시간을 남겨두는 것’이었다. “평소 운동하는 거랑 언어 배우는 걸 좋아해 일주일에 4일, 하루 1~2시간 정도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취준 때 좌절하거나 힘들었던 순간에 많은 도움이 됐죠.”

  모든 취준생이 취업기간동안 합격과 불합격의 기로에서 불안해하지만, 재원 씨는 자신이 지원한 영업, 마케팅 직무가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 고민돼 더 불안했다고 말했다. 초조해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재원 씨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과 예비 취준생에게 ‘묻지마 지원’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취업이 어렵다지만 좀 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또 막상 취준생이 돼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더라고요. 저학년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해보면서 고학년이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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