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요 대기업의 인사제도가 개편되면서 취업준비생에게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의 인사제도 개편이 직무중심의 인력을 모으기 위한 조치라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차그룹은 올 초부터 인문계열 전공자 채용을 상시채용으로 전환하고 공채에서는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 삼성그룹 인력개발원 출신 홍기찬 컨설턴트는 “이는 외국계열 기업처럼 직무에 적합한 인재가 있다면 수시로 뽑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부터 서류전형을 부활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인사체제 개편을 예고한 삼성그룹을 중심으로 최근 기업의 인사제도 변화와 의미를 홍기찬 컨설턴트를 통해 알아봤다.

  홍기찬 컨설턴트는 삼성그룹의 서류전형 부활을 두고 ‘직무관련 경력을 점검하기 위한 거름장치’라고 말했다. 지원자의 심화전공 학점, 직무관련 경력, 자소서, 에세이 등이 지원하는 파트의 실질업무 수행능력을 판단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단순히 이수학점을 채우기 위한 교양과목보다는 심화전공의 성취도를 점검하고, 해당 분야의 실질업무 관련 경력들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라며 “개편되기 이전과 달리 서류전형의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적인 직무 특성화 면접이 이뤄지게 된다”고 말했다. 서류전형이 단순히 절차상 추가되는 항목이 아닌 직무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한 심층면접의 자료로 활용된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과 같은 해외 다국적 기업이나 국내에서 가장 장기간동안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CJ그룹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방식이기도 하다.

  직무능력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름에 따라 지원자들의 전공 별, 업무 파트 별로 요구되는 부분 또한 세분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 출신 지원자들이 지원하는 대표적인 분야인 영업과 마케팅의 경우, 삼성전자를 기준으로 CE(소비자 가전), IM(IT·모바일)파트와 DS(부품)파트에 따라 요구되는 직무 능력이 나뉜다. 홍기찬 컨설턴트는 “예를 들어 CE, IM파트에 지원한다면 대부분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 간 전자상거래)영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경우 고객은 소비자가 아닌 이동통신사나 유통업체”라며 “이 경우 단순 소비자 공략이 아닌 유통구조나 거시적인 경제지표 조망능력, 기업 마케팅 전략을 인턴이나 공모전등의 경험을 통해 구축해본 경험 등이 자기소개서에 들어갈 수 있는 유효한 직무관련 이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공계 생들의 경우 전공 관련 심화지식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같은 학점이라도 전공 심화과목, 전공 관련 프로젝트 수행 이력이 서류전형에서 중점적인 평가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소프트웨어 부문에선 컴퓨터 언어와 C언어 알고리즘 숙지자의 경쟁력이 높아졌다. 홍기찬 컨설턴트는 “삼성SDS의 경우 이전에는 코딩시험을 보지 않았지만 올 하반기 채용부터는 보기 시작했다”며 “삼성뿐만 아니라 LG, 소프트웨어 관련 직종 전반에 이러한 트렌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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