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번역을 계속 해나갈 거예요.” 서지문(문과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가 한국문학번역원(원장=김성곤)이 주관하는 ‘제12회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김원일의 <마당 깊은 집>을 영어로 번역한 서지문 교수를 만나 한국문학의 영어번역에 대해 들었다.

▲ 서지문(문과대 영어영문학과) 명예교수 사진 | 유민지 기자
  서지문 교수는 40여 년 전 미국 유학 당시, 정작 한국 문학에 대해 모르는 자신을 발견하고 한국 문학의 영어 번역을 결심했다. 서 교수가 번역을 시작했던 1970년대 초에는 한국 문학을 영어로 번역한 경우가 드물었다. 당시 미국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문학을 출판하는 경우는 드물기만 했다. 서 교수의 영어 번역본이 미국 대학에서 수업 교재로 활용될 정도가 됐지만 서 교수는 아직 아쉽다고 말했다. “영미문학 시장에서는 지명도가 낮은 국가의 문학은 소수의 독자만 읽어 시장 판로가 적어요. 지금도 시장이 크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 번역을 계속 하고 있죠.”

  서지문 교수는 좋은 번역을 위해선 많이 읽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작품을 충분히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자신이 6․25 전쟁을 겪은 세대이기에 당시를 다룬 문학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번역한 작품은 <장마>, <마당 깊은 집> 등 전후시대를 다른 작품이 주를 이룬다. “주인공에 나 자신을 대입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더 잘 번역할 수 있었죠. 번역에서는 작품의 배경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니까요.”

  더불어 번역을 하고자 하는 해당 언어의 문학을 많이 읽어 언어 표현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과정도 필수다. 서지문 교수는 효(孝) 등의 우리 문화는 서구에서 생소한 개념이기에 이를 제대로 전달할 영어 표현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우리 정서를 제대로 표현할 단어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과정이 힘들면서도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바쁜 딸에게 ‘왜 이리 바빠?’라며 걱정하는 어머니의 말의 영어 표현이 흔히 ‘Why are you so busy?'라고 생각하기 쉬워요. 하지만 이는 단순히 바쁜 이유가 뭔지 묻는 표현이어서 독자에게 그 상황과 정서를 왜곡해 전한 거죠.”
서지문 교수의 삶에 있어서 번역의 의미를 묻자 서 교수는 ‘애국의 일부’라고 답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번역으로 앞으로도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 문학을 세계에 알렸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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