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증 제시 시 모든 메뉴 10% 할인해드립니다.” 이는 대학가 주변 상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문구다. 음식점뿐만 아니라 미용, 의료, 문화 등 업종의 범위 또한 다양하다. 하지만 학생회 차원의 제휴 사업은 매년 공약으로 제시되지만, 운영진이 바뀌는 학생회의 특성상 일회성 사업으로 그치고, 제휴 업체의 부담으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사진| 장지희 기자 doby@

 총학생회가 주도하는 제휴
  지역 상권과 학생회의 제휴협력은 지역 상권을 살리고 학생에게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시하자는 취지로 운영된다. 제휴카드 사업을 진행하는 각 대학 총학생회는 근교 상권을 방문해 제휴를 제안하고, 이를 업체가 받아들이는 경우 협력업체로 선정한다. 이 과정에서 총학생회는 제휴할인 협약의 대가로 학생들에게 업체 홍보를 하기로 약속한다. 홍보는 총학생회의 △제휴카드 설명 △관련 리플렛 배부 △현수막 게시로 이뤄진다.

  또한, 학교마다 학생회비 납부 여부에 따라 제휴혜택 수혜를 정하기도 한다. 본교 총학생회는 제휴카드 사업으로 ‘청춘카드’를 발급해왔다. 청춘카드는 학생회비 8000원을 낼시 발급되며, 안암동과 대학로에 위치한 총 30개의 업체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생회비 납부에 대해 총학생회 한 관계자는 “학생회비 납부율 증진과 제휴카드 사업이 총학생회의 사업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고안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뭉치기도 해
  여러 대학이 연합해서 제휴 영역을 넓히기도 한다. 신촌에 위치한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가 협력해 만든 ‘ON카드’와 서울지역대학생연합에서 만든 ‘U카드’가 대표적인 예다.

  ‘ON카드’는 2012년에 연세대 학생만을 대상으로 신촌 업체와의 제휴로 시작됐으며, 1년 뒤 이화여대와 홍익대의 총학생회와도 협력했다. 당시 ‘ON카드’를 담당한 심성은 연세대 대외협력국장은 “많은 학교가 모여 참여하는 학생 수가 많을수록 홍보와 이용률이 올라가 업체도 더 많이 참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ON카드’는 학생회비 납부 여부와 상관없이 재학생이라면 혜택을 받았고, 총 6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U카드’는 2009년도 당시 서울지역대학생연합의 기획으로 만들어졌다. ‘U카드’에는 본교를 포함한 17개 대학이 연합하고 180여 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일회성으로 그치기도
  제휴카드는 대부분 대학에서 꾸준히 시행되는 총학생회 주 공약 중 하나다. 본교의 제휴카드 사업도 8년째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제휴카드를 주관하는 총학생회가 1년 단위로 바뀌기에 총학생회가 새로 결성될 때마다 제휴카드의 존폐가 결정된다. 또한, 운영진이 계속해서 바뀌다 보니 업무의 연속성 역시 없어져 업체와 학생들과의 피드백도 어렵다.

  여러 대학의 학생들이 연합해 만든 제휴카드 사업마저도 일회성에 그친다. 신촌의 3개의 학교가 연합했던 ‘ON카드’도 총학생회가 바뀌면서 현재는 각 학교 내로 제휴범위가 좁아졌다. 반복되는 문제점에 당시 서울지역대학생연합에서 ‘U카드’ 사업을 담당하던 학생들이 독립해 나와 자체적으로 'U카드 사업’을 운영했다. 독립체로 운영한 후에는 지역 상권과의 제휴를 넘어 필수학용품 공동구매, 농민회 상품 직거래 등으로 혜택을 확장했다. 하지만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운영진을 구하지 못해 현재는 운영이 중지됐다.

 지속적인 협력 필요해
  제휴카드는 총학생회 운영 및 제도의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대해 ‘U카드’ 운영진이었던 방은희 씨는 대학 내 제휴카드를 담당하는 자치기구가 설립돼 학교 측의 지원을 받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휴카드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더 저렴한 값으로 상품을 제공하고, 지역 상권을 살리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며 “이런 취지가 학생들만의 운영으로는 한계를 지닌다면, 학교에서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상권과 대학교의 제휴에 대해 김윤태(인문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호 간의 이익이 될 수 있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기존에 있던 지역상권과의 단발적이고 제한적인 제휴를 넘어 학생과 지역상권 모두에게 이익이 지속될 수 있는 협동조합이 대학에 생기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는 이미 외국 대학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는 조직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하고 소비자에게 값싸고 질 좋은 상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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