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의 대학을 다니기 위해 상경하는 지방 학생, 통학 시간이 길어 다른 거주지를 구하는 학생 등 독립된 주거 생활을 하는 학생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추세 속에 값비싼 집값에 집을 나눠 쓰는 셰어하우스(share house)가 주목받고 있다. 셰어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는 한 대학원생은 “월세가 낮은 편은 아니지만 편리한 서비스를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란
  집값이 나날이 상승하자 3~4년 전부터 적은 비용으로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가 하나의 대안으로 꼽혔다. 셰어하우스는 일종의 공동 주택으로, 다수가 한집에 살면서 침실과 같은 공간을 제외한 거실과 욕실, 주방 등을 공유하는 생활방식이다. 박종현(경민대 디지털건축인테리어과) 교수는 “셰어하우스는 개인 공간을 확보하면서 부엌, 세탁실, 거실 등을 공동으로 이용해 임대료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책상 등 생필품이 갖춰진 셰어하우스에 입주하는 경우 이에 대한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셰어하우스에는 원활한 공동생활을 위해 그들만의 규칙이 있다. 셰어하우스 거주민들은 구성원 특성에 맞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규칙을 정한다. 셰어하우스에 거주 중인 한 대학원생은 “우리 셰어하우스의 경우 친구를 집에 데려오는 건 주 2회로 제한하며, 오후 9시 이후론 삼가자는 규칙을 정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도 있다. 집을 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보더리스 하우스(borderless house)가 그 예다. 보더리스 하우스의 서울지점 관리자 신송이 씨는 “유학 온 외국인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에서 셰어하우스 사업을 착안했다”며 “하우스마다 외국인과 한국인 비율을 반반으로 유지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과의 국제교류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로, 또 같이
  전문가들은 셰어하우스가 주거생활에서 긍정적인 심리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셰어하우스 특성 상 독립적인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각자의 의향에 따라 같이 거주하는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손영하 경희대 기숙사 관장은 “합리적인 주거비용으로 공동 공간과 개인 공간 모두를 이용하며 사람들 간의 교류도 가능한 점이 셰어하우스의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셰어하우스는 보통 건물을 새로 짓기보단 기존의 단독 주택이나 아파트, 한옥 등을 빌려 운영한다. 셰어하우스 ‘WOOZOO’는 한옥을 재건축해 1호 집을 마련했고, 오래된 한의원을 재건축해 3호 집을 냈다. 초기 비용을 줄여 보증금과 월세의 부담을 덜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셰어하우스 ‘baadaa’의 한 관계자는 “청년층이 부모의 지원을 받지 않고선 우리나라의 임대차 시스템에서 고액을 차지하는 보증금을 마련하긴 어렵다”며 “셰어하우스 운영진의 운영시스템을 통해 보증금의 부담을 최소화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셰어하우스 ‘미토’를 이용하고 있는 한 학생은 “보증금이 없는 대학가 주변의 많은 방들을 찾아다녔지만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었다”며 “셰어하우스는 낮은 보증금으로 좋은 주거 환경을 제공해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 셰어하우스의 거실  사진 | 셰어하우스 WOOZOO 홈페이지
▲ 셰어하우스의 침실 사진 | 셰어하우스 baadaa 홈페이지

 

 

 

 

 

 


 돌연변이 주거형태라는 우려도
  ‘1인 가구 증가와 청년 거주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꼽히는 셰어하우스에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박종현(경민대 디지털건축인테리어과) 교수는 “셰어하우스가 1인 가구의 경제 부담 나누기, 개인의 관심 주제에 관한 소통 집단 생성 등 새로운 사회체계가 만들어낸 주거형태로 자리 잡을 수 있긴 하지만, 이는 사실상 어두운 사회상 이면에 나타난 돌연변이 주거형태”라고 말했다. 개인주의적인 사회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에도 박 교수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셰어하우스가 사회적으로 청년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 것은 사실상 미비하다”고 덧붙였다.

 성북구에도 룸셰어링 도입 예정
  학교 근처에도 셰어하우스의 일종인 룸셰어링이 도입될 예정이다. 서울시 주관으로 진행되는 세대 융합형 룸셰어링은 어르신 세대와 대학생 세대가 어울려 사는 새로운 주거형태다. 세대 융합형 룸셰어링은 2013년 8월 노원구를 시작으로 주택을 소유한 홀몸 노년층이 대학생에게 저렴하게 빈방을 임대해 줘 한집에 같이 사는 형태로 서대문구, 광진구 등에서 시행돼왔다. 사업을 기획한 노원구 주거복지팀의 정미경 주무관은 “주거 공유를 통해 어르신의 고독사, 외로움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에서 올라오는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치구마다 달랐던 기준을 서울시가 11월 3일 표준화 하면서 △월 20만 원 이하 △거주 기간 1년이 세대융합형 룸셰어링의 기준이 됐다. 이를 기준으로 2015년 2월까지 본교와 성신여대, 국민대, 한성대 등 여러 대학이 소재한 성북구에 룸셰어링 50가구가 공급된다. 이 사업에 대해 정석(서울시립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대학생은 그들이 갖지 않은 어르신의 음식 손맛을 느끼고 어르신들은 그동안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달래는 것처럼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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