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이성민, 중선관위)는 원활히 선거를 진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사과문을 학내 게시판에 게재했다. 이성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하 중선관위장)은 11일 오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학내에 사과문을 부착하고 온라인으로도 사과문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선관위는 제 47대 안암총학생회 선거를 진행하며 ∆투표기물 관리 부족 ∆투표개시 지연 ∆회칙 위반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투표 기물 관리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
  중선관위의 허술한 투표 기물 관리로 인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 운영에 차질이 생겼다. 선거가 시작된 10일, 문과대 서관 2층 투표소에서는 2014학년도 총학생회 선거에 사용된 투표용지를 해당 지역선관위원이 투표함 내부에서 발견해 회수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과대 지역선관위원 김동필(문과대 중문08) 씨는 “투표함 내부를 확인 하지 않고 밀봉한 투표소도 있다고 들었다”며 “중선관위에서 개표 과정에 작년 투표용지가 추가 발견되면 이를 제외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의과대 투표소는 망가진 기표소를 전달받아 1시간 30분 가량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지역선관위원 장우영(의과대 의예14) 씨는 “기표소 기자재가 불량이라 새로 전달 받은 기표소 역시 불량이었다”며 “이로 인해 투표 개시가 1시간 30분 정도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중선관위는 준비가 미흡했음을 시인했다. 이성민 중선관위원장은 “투표기물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인정한다”며 “지역 선관위의 자체 확인을 통해 현장에서의 문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투표소에서 투표개시 지연돼
  대부분의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정시인 오전 9시 30분에 시작되지 못했다. 전체 투표소 27곳 중 ∆이공계캠퍼스 8곳 ∆정릉·녹지캠퍼스 4곳 ∆인문계캠퍼스 13곳에서 투표 개시가 지연됐다. 이 중 13개 투표소는 30분 이상, 4곳은 1시간 30분 이상 지연됐다. 이는 선거인 확인을 위한 인터넷 연결과 투표 기물 관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범대 지역선관위원인 박래현(사범대 역교12) 씨는 지연된 이유로 “중선관위가 랜선 연결에 대한 교육을 10일 새벽에서야 모바일 메신저로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생명대 지역선관위원인 김진수(생명대 식자경14) 씨는 “녹지 투표소의 경우 인터넷 접속과 관련된 비밀번호를 투표 당일 오전 10시에 이르러서야 중선관위에게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이성민 중선관위장은 “보안상의 문제가 있어 각 단과대별로 IP주소 및 비밀번호 등을 따로 알려줘야 했기 때문에 공지가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전대 선거부터 계속 문제제기가 있었던 랜선 설치문제가 올해 역시 해결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전산처와의 협력 과정에서 일부 투표소의 랜선의 설치가 늦어진 것”이라며 “올해는 2~3일 전에 랜선을 각 투표소에 설치하려고 했지만 공문 전달 등의 과정에서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회칙 위반한 중선관위…“매년 그래왔기에”
  중선관위는 양 선본과의 협의 없이 선거시행세칙을 준수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총학생회 선거시행세칙 상 투표함 투입구는 중선관위원과 각 선본장의 입회 하에 중선관위원회실에서 봉쇄돼야 한다. 그러나 투표함 준비 및 봉쇄가 끝나야 할 10일 오전 8시 30분에도 중선관위 하에서 투표함 봉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이성민 중선관위원장은 “2012년도 선거부터 투표함을 봉쇄하지 않은 상태로 각 투표소에 배부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시행세칙 상 투표참관인은 명찰을 패용하고 참관시간을 기록해야 하지만, 이 점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10일 전수조사 결과 모든 투표소에서 참관시간기록표 작성 및 명찰 패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성민 중선관위장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외한 것”이라며 “매년 선거 때마다 회칙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에 각 선본과의 협의를 통해 회칙을 바꿔 적용해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선관위는 이번총학생회 선거에서 회칙 변경 적용에 대해 각 선본과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이에 이성민 중선관위원장은 “각 선본과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어서 잘못이 있었음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news@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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