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운영위원회(의장=서재우, 중운위)가 2014년 12월 23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통합진보당(통진당) 해산에 대한 의견수렴 설문조사가 조사방법과 사안의 적절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
조사방법에 비판 이어져
일부 학생들은 구글독스를 이용한 설문조사의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학생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기 위해서는 더욱 신뢰성 있고 적절한 절차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구글독스를 통한 의견수렴이 온라인 설문조사의 문제점을 그대로 함의하고 있어 이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권순민(문과대 사회13) 씨는 “중운위가 선택한 설문조사 방법은 절차적 민주성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학생들의 의견을 전체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공식적인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과대에 재학 중인 윤영준 씨는 “구글독스를 통한 설문 조사는 한명이 중복투표가 가능해 신뢰성이 낮다”며 “의견 수렴 또한 불성실하게 답하거나 기재하지 않으면 찬반 입장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안 선정에 찬반 나뉘어   
의견수렴에 앞서 사안의 적절성 또한 논란이 됐다. 중운위가 설문조사의 주제로 선정한 통진당 해산 결정 사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김동원(문과대 서문10) 씨는 “이미 결론이 난 사안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설문조사 결과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해서도 분명한 명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동일(보과대 보건행정07) 씨도 “누구나 정치적 사안에 대해 자기만의 견해가 있는데, 몇 명의 의견이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김시웅(법과대 법학07) 씨는 “이번 설문조사는 능동적 고민을 통해 학생사회에서 정치적 공론을 펴고자 한 용기 있는 시도”라며 “보수적인 사람들은 ‘정치적인거 하지마라’라고 하는데, 그것 자체가 해산찬성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이자 정치적 입장 표현”이라고 말했다.
중운위는 이번 설문조사가 통진당 해산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서재우 안암총학생회장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통진당 사건에 대해 학생사회에서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중운위가 애초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반적으로 수렴하지 못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학생사회의 신뢰회복이 먼저
중운위의 의견수렴 설문조사에 대한 논란이 학생대표에 대한 신뢰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외교학과의 한 교수는 “이번 논란은 중운위에 대한 학생의 신뢰 정도를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라며 “앞으로 중운위의 역할과 기능에 있어서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남근(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 이념적 이분화와 학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재우 안암총학회장은 “기존 학생회가 부정선거로 물러나면서 학생회에 대한 학생사회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것도 이번 논란의 원인 중에 하나라고 본다”며 “앞으로 정치적인 이슈뿐 아니라 학내 사안에 대해서 ‘학생사회에서 왜 논의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운위가 2014년 12월 23일부터 5일간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331명이 참여했고 통진당 해산에 대해 찬성 201명(60%), 반대 130명(39%)의 결과를 보였다. 중운위는 2014년 12월 28일 진행된 회의에서 이번 설문조사에 대한 총학 차원의 입장 표명 여부를 정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회의 결과 찬성 5표, 반대 0표, 기권 13표로 안암총학생회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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