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에도 쪽방이 있다. 서울 5대 쪽방촌이 아닌 성북구의 쪽방은 어떤 형태일까. 2012년부터 서울시 사업으로 운영중인 성북주거복지센터(센터장=김선미)는 성북구의 주거취약 거주민에게 경제적 지원과 상담,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성북구 쪽방의 현황을 김선미 센터장에게 들어봤다. 

▲ 성북주거복지센터 김선미 센터장사진 | 차정규 기자 regular@


- 성북구에서 나타나는 ‘산재된 쪽방’의 특징은
“성북구 쪽방 거주자의 전반적인 생활은 다른 쪽방촌 거주자들의 생활과 비슷해요. 거주민들은 대부분 무보증월세의 형태로 거주하고 있고 별도의 취사 공간, 샤워시설, 개인 화장실이 없죠. 또 노인이 대부분이에요. 일자리가 있는 분들 중 일일급여를 받으시는 분들은 월세가 아닌 일세의 개념으로 방세를 납부하기도 해요. 차이점이라면 쪽방촌은 말 그대로 마을처럼 쪽방이 밀집돼 있지만 성북구에는 쪽방이 뿔뿔이 흩어져 있어요. 그 때문에 성북구 쪽방 거주민은 그들만의 공동체 형성이 어려워 자체적 주민자치활동도 어려워요.”
- 쪽방이 산재돼 찾기 힘들 것 같다
“쪽방이 흩어져있어 센터에서 쪽방 거주자를 일일이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요.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힘들죠. 거주자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보통 동사무소에 찾아가 도움을 구하시는데 동사무소에서 센터와 거주자들을 연결해줘요. 65세 이상 빈곤 노인들을 위한 구역별 방문 간호사가 있는데 간호사 분들이 사정을 듣고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죠. 그렇게 만나게 되면 그분들의 월세가 왜 체납됐는지, 지원금을 드린 이후의 삶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이야기를 꼼꼼히 들어요. 그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원금 지원, 주거 공간 보수 등 지원방법을 함께 모색해요.”
- 센터 운영의 어려움이 있다면
“재정문제와 인력문제죠. 2012년 서울시에서 서울 시민 복지 기준선을 지정했고 이에 맞춰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약속했어요. 지정된 사업비에 반 정도밖에 지원받지 못했어요. 물론 복지사업의 예산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대부분 지정된 것 보다 적게 편성돼요. 하지만 많은 복지사업 중 주거복지센터의 사업비가 ‘이 사업을 꼭 해야만 하는가’의 논쟁에서 후순위로 밀렸어요. 그렇게 깎인 사업비에서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주거지원비용은 턱없이 모자라게 돼요. 적은 인력도 문제죠. 주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선 한 분씩 여러 번 찾아봬야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인력이 3명에 불과한 상황이에요.”
- 쪽방 거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면
“쪽방은 가난한 사람들이 밖으로 내몰리지 않게 하는 중요한 주거자원이에요. 정부가 쪽방을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인식하고 화장실 기준, 샤워시설 기준 등 주택으로서의 품질유도기준을 마련했으면 해요. 또 정부가 이를 매입해 쪽방 거주자들이 ‘자본의 논리’에 의해 거리로 내몰리지 않게 됐으면 해요. 최근 서울 중구지역 쪽방에는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서며 건물을 리모델링 혹은 재건축했고 그로 인해 거리에 쫓기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그런 그들이 다른 지역으로 각기 스며들면 서비스 제공이 또 어려워지고 그 지역에선 쪽방의 수요가 많아지니 월세도 높아지겠죠. 정부가 쪽방을 하나의 거처로 인식했으면 합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