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현미경 생산은 1940년대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시작됐지만 한국은 2007년이 되어서야 전자현미경을 생산했다.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소수의 회사만 현미경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덕 연구단지에 위치한 전자현미경 생산 업체 ‘코셈(Coxem)’도 그 중 한 곳이다.
▲ (주)코셈 대표 이준희 씨가 '전자 현미경 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장지희 기자 doby@

현미경의 원천 기술은 렌즈에 있다. 이준희 코셈 대표는 전자현미경의 핵심으로 전자 다발을 모으는 ‘렌즈’를 꼽았다. 전자현미경에 사용되는 렌즈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학, 광학, 재료학, 물리학을 비롯한 과학 분야와 이를 통제하기 위한 회로, 소프트웨어, 열 문제 등 공학 분야의 도움이 필요하다. 현미경은 ‘과학과 공학의 집합체’인 셈이다. 이 대표는 “한국에도 전자현미경 관련 기술이 있긴 하지만 미국, 독일 등지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다”며 “어떻게 전자현미경을 만든다고 해도 히타치, 칼 자이스(ZEISS) 등 이미 업계 내에서 자리를 잡은 공룡 기업들과 경쟁해야 해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EFC)가 제공한 2014년 한국 연구 장비 구축 현황을 보면 현미경이 포함된 광학·전자 영상장비의 경우 86.1%가 외국산이다.
이준희 대표는 중소기업이 업계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독창적 사고’를 꼽았다. 그는 “중소기업은 규모가 작아 새로운 시도도 빠르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코셈에서 만든 보급형 전자현미경을 예로 들었다. 이 현미경에는 추가적인 기능 수행을 가능케 하는 보조 장치가 내장됐다. 기업 간 협업이 이뤄지지 않아 현미경과 보조 장치를 동시에 조작할 수 없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는 전자현미경과 맞먹을 정도로 비싼 보조 장치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되고, 기업 입장에서는  혁신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8일, 전자현미경 관련 전시회인 피트콘(Pittcon)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간다. 그는 피트 “거대 기업들이 우리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본진을 친다는 마음으로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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