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9 20:55 (수)
깊이 없이 쉽게 만드려는 국내 시사 프로그램
깊이 없이 쉽게 만드려는 국내 시사 프로그램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5.04.06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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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chdog’. 파수견을 뜻하는 말로 현대사회에서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권력 감시의 역할을 일컫는다. 저널리즘 분야에서 파수견 역할을 하는 핵심 장르는 시사프로그램의 탐사보도다. 저널리즘의 고향인 미국의 탐사보도에서 언론인들은 권력 비리를 파헤치고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길게는 몇 년이라는 시간을 들인다. 그리고 그 언론인의 노력은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를 통해 보상받는다. 그렇다면 한국의 탐사보도는 과연 파수견의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최근 한국 방송분야에서 어떤 변화를 보이고 있을까.
심층보도는 오히려 감소
시사교양프로그램은 크게 시사프로그램과 교양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시사프로그램은 대표적으로 ‘PD수첩’, ‘추적 60분’과 같이 PD들이 만드는 프로그램과 ‘시사매거진 2580’, ‘시사기획 창’ 등 기자가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구분된다. 교양프로그램은 ‘6시 내 고향’, ‘모닝와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교양프로그램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이 생기면서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TV조선 ‘만물상’, ‘내 몸 사용 설명서’, JTBC ‘닥터의 승부’, tvN ‘곽승준의 쿨까당’, MBN ‘엄지의 제왕’ 등 종편 다수의 프로그램이 교양 분야에 속한다. 이재경(이화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시사교양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그 수가 늘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 질에는 차이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MBC 해직기자이자 뉴스타파 에디터인 최경영 기자는 “시사교양국이 축소됐다고 단언할 순 없지만 프로그램 분량과 아이템의 질을 고려했을 때 KBS와 MBC는 전보다 시사프로그램이 현격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시사프로그램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시사이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뉴스 스튜디오 형’ 프로그램과 상대적으로 더 긴 시간을 들여 심층적으로 한 사안을 취재해 방송하는 ‘탐사보도 형’ 프로그램이다. 종편의 시사프로그램 다수는 ‘스튜디오 형’ 프로그램으로 JTBC ‘밤샘 토론’, ‘보고합니다! 5시 정치부 회의’,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 등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스튜디오 형’ 시사프로그램은 자칫 잘못된 저널리즘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경영 기자는 “탐사보도 형이 길게는 2개월 정도의 취재를 거쳐 사실 확인을 끝내고 완성된 영상물로 나가는 것과 달리 스튜디오 형은 정제될 수 없다”며 “비용이 덜 들고 상대적으로 쉬운 프로그램이다”라고 말했다.
대체 불가능한 저널리즘적 가치
그렇다면 시사프로그램은 어떠한 가치를 지닐까. 전문가들은 저널리즘 차원에서 탐사보도형 시사프로그램은 그 의미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박재영(미디어학부) 교수는 “국내 방송뉴스는 짧고 정형화돼있어서 이슈를 구조적, 심층적으로 다루기 힘들다”며 “따라서 탐사보도는 사회 사안을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 불가능한 장르”라고 말했다. 이재경 교수도 “정치적 사안이 아니더라도 시사프로그램은 사회의 모든 측면을 다시 한번 조명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기능을 한다”며 “그런 점에서 시사프로그램은 저널리즘과 부합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사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은 여러 방안을 제시했다. 최경영 기자는 시사프로그램을 경제적 측면에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언론사임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예능, 드라마와 같은 부분에서 수익을 내고 시사교양 분야에서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경 교수는 인력적 구조에서 원인을 꼽으며 교육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 방송사들은 질 높은 시사프로그램을 많이 생산할 만큼 충분한, 뛰어난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며 “시사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급자인 언론인들의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그러려면 언론인 스스로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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