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건강한 성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어요.” 
김석중(사범대 교육11) 씨는 고등학교 동창인 박진아(연세대 불문11), 성민현(한양대 경영11) 씨와 2014년 1월부터 콘돔 유통 회사 (주)인스팅터스(전 부끄럽지 않아요)를 운영하고 있다. 김석중 씨는 콘돔 사업에 주목하게 된 이유에 대해 “콘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싶었다”며 “콘돔은 밝고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 박진아(연세대 불문11) 씨와 김석중(사범대 교육11) 씨가 콘돔을 들고 있다. 사진│서동재 기자 awe@

곱지않은 주변 시선에 이들은 사업 시작 초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김 씨는 “부모님으로부터 콘돔 사업을 인정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주변 사람들도 콘돔 사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면 나를 꺼렸다”고 말했다. 박진아 씨도 “콘돔이란 주제가 성에 관련된 것에서인지 우리를 진지한 사업가로도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친환경적인 콘돔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친환경 콘돔은 건강에 유해한 성분이 첨가돼있지 않고, 유통과정에서 노동착취가 일어나지 않은 콘돔을 말한다. 김석중 씨는 “현재 콘돔 생산에 관한 법적 규제가 없어 제작과정에서 몸에 유해한 물질이 첨가되기도 한다”며 “친환경 콘돔을 생산해 콘돔을 생산하는데 어떤 물질이 들어가 있는지 소비자에게 공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스팅터스는 콘돔 유통판매 이외에도 성 문화 개선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청소년에게 성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고, 2014년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열린 본교 인권문화제에서는 여성주의 교지편집위원회 ‘석순’과 함께 ‘안전한 섹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박진아 씨는 “청소년기 학교에서 폐쇄적인 성교육을 하다 20대에 갑자기 섹스에 직면한다”며 “실질적으로 성에 대한 가치판단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김석중 씨는 대학생의 성 인식이 “진보적이면서도 폭이 넓지 않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에 비해 성에 대해 개방적이지만 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성이 삶에 중요한 부분임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김 씨는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기 위해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 성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대학생 스스로 성에 대한 주체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석중 씨와 박진아 씨는 지난 3월 개인 사업자였던 ‘부끄럽지 않아요’를 법인화해 콘돔 판매와 사회적 공헌에 더 힘쓰고 있다. 김석중 씨는 “성에 관해 사회적 논의가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성에 대한 담론을 양지화한다면 성 문화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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