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은 비만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 중 32.5%가 비만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도비만의 경우 20대가 6.2%로 전체 연령대별 고도비만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비만은 체지방이 과다한 상태로, 남자의 경우 체지방이 체중의 25%이상, 여자는 체중의 30% 이상일 때 비만 판정을 받는다. 비만은 외형적으로 뚱뚱해 보일 뿐만 아니라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합병증 등 성인병을 유발해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 20대 비만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오상우(동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20대에 비만인 학생은 40대, 50대 때 성인병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한 오상우 교수는 “성인병은 주로 40대 이상에서 발병하지만 비만으로 인해 20대에 성인병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학생 비만의 원인은 무엇이며,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 일러스트│주재민 전문기자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대학생의 식습관은 아침 결식과 잦은 외식이 특징이다. 이는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의 주된 원인이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서 한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연령별 아침식사 결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아침식사 결식률은 43.2%로 전체 연령별 결식률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자취생이 아침을 항상 챙겨 먹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식단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자취를 하는 김상우(정보대 컴퓨터12) 씨는 “오전수업시간에 쫓기고 직접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이 귀찮아 매일 아침을 먹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양현(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아침을 거르는 것은 점심이나 저녁의 배고픔으로 이어진다”며 “점심, 저녁에 폭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4명인 43%는 하루 1회 이상 외식을 한다. 잦은 외식은 나트륨과 에너지를 내는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의 과잉 섭취를 유발한다. 2013 식품의약품안전처 외식음식 영양성분 분석표의 김치볶음밥 500g은 755kcal지만 직접 해먹는 김치볶음밥은 평균 648kcal로 조사됐다. 김진리(가톨릭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외식 및 조리된 반찬을 사먹는 것은 고열량 저영양으로 균형적인 영양섭취가 안 된다”며 “집에서 직접 조리한 음식보다 음식의 양이 더 많으며 칼로리와 나트륨 수치가 높아 쉽게 살이 찔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진리 교수는 “학생들이 즐겨먹는 과자나 탄산음료 등 흔히 접하는 간식들은 대체로 고지방이거나 정제된 탄수화물이라 적은 영양가와 높은 열량을 포함해 비만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운동하지 않는 20대
운동 부족은 대사 증후군, 당뇨,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인자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비만의 원인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3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에 따르면 규칙적 체육활동 참여 여부 및 빈도를 묻는 질문에서 ‘전혀 하지 않는다’에 20대가 45.8%로 2명중 1명은 운동을 하지 않았다. 이는 70대 이상 노인과 10대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운동량뿐 아니라 대학생의 평소 활동량도 적다. 학교와 2분 거리에 있는 곳에서 자취를 하는 서의진(과기대 컴퓨터정보13) 씨는 “학교와 자취방을 오가는 것 외에 따로 걷거나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해찬(본교·체육교육과) 강사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만성적인 영양섭취 대비 신체활동량 감소는 에너지 균형이 무너져 비만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 부족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걷는 양도 부족하다.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3년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실천한 사람은 국민의 38.1%로 10년 전 60.7%에 비해 22.6%p 하락했다. 대학생의 경우는 어떠할까. 실제로 기자가 하루 걷는 시간을 측정해봤다. 하루 동안 안암역에서 생명과학관 동관까지 수업을 듣기 위해 이동했으며 생명과학관 동관에서 하나스퀘어 그리고 홍보관까지 걸었다. 그 결과 56분 동안 3.29km를 걸어 약 90kcal를 소모했다. 운동을 통한 1일 권장 칼로리 소비량인 300칼로리의 절반도 소비하지 않았다. 박해찬 강사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편의시설 확충이 전반적인 신체활동 감소의 큰 요인”이라며 “대학진학 후 졸업이 다가올수록 앉아 있는 시간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활동량 부족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뚱뚱하지 않으면 괜찮다? 마른비만도 위험
마른비만이란 겉으로 뚱뚱해 보이지 않고 체중도 체질량지수(BMI)가 25이하로 정상이지만 의학적으로 비만인 체지방률이 남자는 25%, 여자는 30%이상인 상태다. 마른비만은 의학용어로 ‘신진 대사적으로 비만인 정상 체중(metabolically obese normal weight)’이라 한다. 주로 피하지방량과 근육량이 적고 복부에 내장지방이 많은 경우로 위, 대장, 소장 등 신체의 주요 부위가 있는 복부 장기에 지방이 많아지는 것을 말한다. 마른 비만은 △무리한 저열량 식사를 하는 경우 △불균형적 영양섭취 △운동부족 △원푸드 다이어트 등을 반복적으로 행할 때 발생한다. 주위 사람들에게서 날씬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 경상대 3학년인 A 씨는 “팔과 다리는 날씬한데 유독 뱃살이 많이 나와 걱정”이라며 “인바디(체성분 분석기)에서 복부 내장지방 과다로 마른경도비만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겉으로는 정상처럼 보이는 마른비만도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김진리 교수는 마른비만의 위험에 대해 “내장지방이 많아 이상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심장학회(AHA)의 의학전문지 <순환(Circulation)>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마른비만인 사람이 건강한 사람보다 성인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3배 더 높았다. 박해찬 강사는 “마른비만인 사람이 정상인 사람보다 질병 발생률이 높지만 초기에 마른비만을 감지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체중감량을 위한 표준적인 방법으로 식습관 조절을 꼽았다. 하지만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것은 건강에 해가 된다. 식생활 잡지 <더 라이트> ‘식욕 호르몬 바로알기 이론편’에 따르면 급작스럽게 식사량을 줄이면 위와 소장에서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나와 뇌를 강하게 자극해 오히려 살이 찐다. 박해찬 강사는 “세 끼니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식단에 채소와 수분이 적절히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며 “간식은 저열량 식품과 무기질, 비타민, 수분이 중심이 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김양현 교수는 “평소 식후에 먹는 술과 야식 같은 칼로리 높은 음식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운동 또한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 운동량을 기준으로 1주일에 중간강도의 운동을 150분 이상 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75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박해찬 강사는 “욕심내서 운동하면 오히려 식욕이 증가하거나 피로 누적으로 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체중 조절에 큰 방해가 되므로 걷는 양을 늘리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하루 최소 10분 이상 규칙적으로 피로하지 않는 정도로 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양현 교수는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먼저”라며 “가까운 거리와 계단은 걸어 다니는 사소한 습관을 만드는 것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식습관 개선과 운동량 조절로 체중의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진리 교수는 “꼭 체중이 줄지 않더라도 혈압, 혈당, 혈청, 지질 등의 대사 지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잊지 말고 꾸준히 균형 잡힌 식습관을 가지고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한다”고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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