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말, 여러 대학에선 5월 1일 메이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메이데이 실천단’이 구성된다. 그들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 올해는 어떤 사업을 진행했는지 들어보기 위해 고려대지부 메이데이 실천단장 김래현(사범대 역교12) 씨를 만났다.

▲ 사진|장지희 기자 doby@

- 메이데이 실천단이란
“메이데이 실천단은 5월 1일 노동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단기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한국사회의 노동 현실에 대해 고민하자는 것이 모토다. 한국사회가 맞닿은 경제구조를 공부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이데이 실천단이 있는 대학으론 연세대, 성균관대, 경희대, 성신여대 등이 있다. 올해 고려대 지부는 30여 명의 다양한 학과 학생들로 구성됐다. 3월 말쯤 구성된 실천단은 한 달간의 활동 후, 5월 1일을 기점으로 해산한다.”
- 한 달이란 시간이 활동하기엔 짧아 보인다
“단장으로서 지켜본 바에 따르면, 한 달이란 시간은 절대 짧지 않았다. A부터 Z까지 다 변화시킬 순 없었지만, 그동안 모르던 부분에 대해 공부하고,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실천 단원 개개인들에겐 조그만 변화가 생겼다. 태도의 변화이던, 의지의 변화이던 그 모습은 다르지만, 그 조그만 변화들이 더 큰 변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2015년도 프로젝트인 ‘다시 쓰기 장그래법’이란
“노동 중에서도 ‘장그래법’을 이야기한 이유는 한국경제 변화의 중심에 장그래법이 있기 때문이다. 장그래법을 단순히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둘러싼 재계, 정부, 노동계의 입장은 어떠한지를 파악해 사회구조 틀 속에서 보고자 했다. 학생들이 장그래법에 가진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려고도 했고, 대학생으로서 어떻게 장그래법을 바라봐야 하는지 고민했다. 이를 위해 먼저 정부 핵심관료들의 신년사를 정리해봤다. 그들의 신년사엔 모두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경제 활력, 경제 성장 등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를 토대로 큰 흐름을 살피고 ‘프레임 포커싱(frame focusing)’ 활동을 했다. 장그래법을 다룬 신문 기사를 모두 읽은 후 스크랩을 하고, 댓글로 사람들의 반응을 정리해보는 일이었다.”
- ‘다시 쓰기 장그래법’ 프로젝트에서 직접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났다고 들었다
“실천단 내에서 팀을 꾸려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났다. 우리 팀은 서울중앙우체국 앞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던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노동자를 만났다. 그들은 장그래법에서 말하는 성과급제로 건당 수수료를 임금으로 받아 불안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농성한다고 하면 사회는 부정적으로 그들을 바라보기 마련인데, 내가 본 그들의 모습은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 한국사회에서 노동에 관해 이야기하기가 쉽진 않다
“맞다. 한국사회는 아직 노동을 불온시 여기고 부정적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노동을 이야기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우리가 내린 답은 ‘노동이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요소이기 때문’이었다. 노동이 있기에 자본주의가 지속 가능하며, 더 나아가 사회가 안정된다고 본다.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노동에 대한 공부가 잘 이뤄지는 국가와 달리, 한국의 역사 속에선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던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 같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바꾸어나가기 위해 상황 자체에 분노하지 않고 오히려 더 담담하고, 건전하게 노동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실제 이 프로젝트를 많은 대학생이 공감하고 참여했다고 보는가
“많지 않다. 그렇다고 대학생들이 사회문제에 관심 없진 않다. 우리가 쓴 대자보를 읽는 학생들도 많이 봤고, 선전전 때 나눠준 소식지를 읽는 학생들도 다수였다. 10년 전과 20년 전의 대학생과 지금의 대학생은 규모나 구성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당시의 대학생은 소수의 지식인이었다면, 지금의 대학생은 대중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사회적인 고민까지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비율적으로 적은 것이지, 게을러서 이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문제와 같은 한국사회 문제에 관해 관심을 두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 필요는 있다. 첫째로, 이는 우리의 일이기에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하다. 둘째로, 사회문제는 남의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을 공감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더 좋은 사회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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