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푸짐하면서도 입에 착 붙는 맛. 진미식당에선 매일매일 바뀌는 다양한 밑반찬으로 어떠한 메뉴를 선택해도 만족감을 더해준다. 가짓수를 헤아리기 힘든 다양한 메뉴 중에서도 인기 메뉴는 제육볶음과 뚝배기 닭볶음탕, 된장찌개다.
진미식당의 제육볶음은 특유의 달짝지근하면서도 매콤한 향이 후각을 자극한다. 제육볶음 위에 노란 깨가 올라가 먹음직스럽다. 제육볶음을 주문하면 상추도 가득 나와 쌈을 싸먹기도 좋다. 주재료인 고기는 돼지 목전지 부위를 사용한다. 목살의 비계와 앞다릿살의 살코기가 조화롭게 섞여 질기지도 퍽퍽하지도 않다. 고기는 주인 박영준(남·55) 씨가 직접 경동시장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가져온다. 제육볶음의 고기는 매콤한 맛과 함께 감칠맛 나는 비법소스가 잘 배어들어 있다. 고기는 한번 밑간을 하고 애벌 구이를 한 뒤 다시 한 번 양념을 넣고 볶아내 불맛이 살아있다. 제육볶음 속에 잘 버무려진 양파는 적당한 식감으로 씹혀 돼지고기와 함께 먹으면 혀뿐만 아니라 입안 전체에 즐거움이 퍼진다. 제육볶음과 된장찌개를 함께 먹으면 맛은 더욱 풍성해진다.
이 집 된장찌개는 구수하고 시원한 맛이 맴돈다. 멸치와 무, 다시마를 넣은 육수로 개운한 맛을 살린다. 된장찌개에는 두부를 비롯해 호박, 양파 등 채소들이 한입 크기로 들어가 있다. 그중에서도 호박은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달달함이 남아 된장찌개의 맛을 부드럽게 해준다.
진미식당은 넉넉한 인심으로 손님을 맞는다. 진미채 볶음, 두부조림, 마늘쫑이 들어간 메추리알 장조림, 버섯볶음 등 푸짐한 반찬과 밥은 필요한 만큼 떠먹으면 된다. 두부조림은 담백한 두부 겉에 간간하게 양념이 베여있고, 진미채 볶음도 진미채 특유의 식감과 함께 짭조름하게 만들어져 밥반찬으로 좋다. 
반찬은 주인아주머니 홍미숙(여·55) 씨가 직접 만들어 그때그때 장을 봐온 재료에 따라 종류가 바뀐다. 아침 일찍 진미식당을 찾았을 땐 나물 손질이 한창이었다. 시어머니가 하던 식당을 이어 받아 30년 째 식당을 지키고 있는 홍미숙 씨는 식자재를 직접 골라온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쓰이는 재료는 모두 주인아저씨가 매일 아침 일찍 가까이 있는 경동시장가서 장을 봐와요.” 그는 무엇이든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홍미숙 씨는 옛날에 이곳에서 밥을 먹던 학생들이 기억난다고 했다. “여기가 40년은 더 됐어요. 이 주변에서 우리 집보다 오래된 곳 찾기 쉽지 않을거예요. 30년 전 학교에 다니던 학생이 지금은 교수님이 돼서 찾아오는데 아직 저에겐 학생같이 보여요.”
홍미숙 씨는 최근 달라진 학생들의 분위기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예전에는 학생들이 저녁에 와서 밥을 먹을 때 같이 술도 마시기도 시끌시끌해서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에는 정말 밥만 먹고 가는 분위기로 변해 아쉬워요.”
오랜 세월 고려대 앞을 지키며 식당을 운영해온 그들. 변함없는 맛이 있는 한 고려대의 손님은 내일도 계속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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