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인 북스’

최근 다시, 본교 내에서도 협동조합 설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도서협동조합 ‘인 북스(In Books)’(대표=송원준)는 3일, 중앙운영위원회(위원장=서재우, 중운위) 산하 특위로 인준 받았다. 4월 조합 홍보와 조합원 모집, 운영진 모집을 마친 ‘인 북스’는 28일 창립총회를 열어 정관을 확정하고 6월 1일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인 북스’의 대표 송원준(문과대 언어09) 씨를 만나 설립 동기와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학사회는 기존사회와 달라야한다고 생각했어요.” 송원준 씨는 대학에 들어온 후 대학사회 마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경쟁하는 것에 불만을 가졌다고 했다. 그러던 중 가라타니 고진의 ‘세계사의 구조’에서 협동조합에 관한 내용을 읽게 됐다. 그때 그는 협동조합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이 현 사회가 자본주의 체제로 굴러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협동조합을 통해 다른 방안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을거라 판단했어요. 기존 경제체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그 민주적 운영에 매력을 느꼈어요.”
송 씨는 처음에는 본교에서 생협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생협을 준비하고 꾸려나가기란 쉽지 않았다. 학교의 협조가 필수적이었으나 2014년 당시 학교 측은 협조적이지 않았다. “학생식당에 반찬거리를 떼어오는 것부터 공간문제까지 학교의 도움 없이는 생협 시작이 불가능했어요. 그런데 대화가 잘 안 되다보니 그러면 ‘우리끼리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도서협동조합을 생각했죠.”
사업 범위가 크면 자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다. “사업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면 학생자치의 영역에서 시행하는데 제약이 있어요. 연세대 생협의 경우 학생보다는 학교가 주도하는 일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인 북스’는 보다 학생들의 수요가 확실한 ‘책’으로 아이템을 잡아서 자치, 자율을 시행하면서 기반을 다지기로 했죠.”
현재 ‘인 북스’의 운영진은 12명이다. 송 씨는 일의 양에 비해 운영진 수가 너무 적다고 말했다. “일손이 너무 부족해요. 기존에 협동조합이 학내에 있었던 상황이 아니라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해서 힘들어요.”
‘인 북스’는 이미 몇 군데의 출판사와 구두계약을 마친 상태다. 송 씨는 생각보다 출판사 컨택이 쉬워 놀랐다고 말했다.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몰라 방학 때 무작정 출판사들한테 연락을 돌렸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컨택은 쉽더라고요. 이미 5~6 곳의 출판사와 긍정적으로 얘기가 끝난 상황이에요.”
‘인 북스’는 조합원의 출자금을 바탕으로 출판사와 직접 계약한다. 기존의 납품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아 저렴하게 도서를 제공할 수 있다. 출판사가 정가의 70~80%의 가격으로 ‘인 북스’에 도서를 납품하면 ‘인 북스’는 도서 정가제에 의거해 90~95%의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책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을 매달 조합원들에게 배당금의 형식으로 돌려준다. 수익의 5%는 조합 운영 및 조합 행사 유지비에 쓰인다.
송 씨는 더 나아가 ‘인 북스’를 총학생회 산하 특별기구로 인준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간 확보와 조합 홍보, 학생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다. “사실 협동조합의 운영은 조합원이 모인 총회에서만 보고하면 돼요. 하지만 저희는 본교 학생들의 돈으로 운영을 하는 처지니까 학생사회 내에서 특기구로서 투명하게 운영하면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죠.”
송 씨는 조합원이 많이 모이고 학내에서 안정화가 되면 품목을 점차 늘려가려 한다고 말했다.한편, 도서협동조합으로서는 학내의 독서문화 증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학생들이 책을 통해 주체적으로 사유하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기존의 베스트 셀러나 전공책이 아니라 스스로 고른 책을 읽도록 장려하면서 대학의 독서문화에 변화를 주고 싶어요.”
‘인 북스’의 전망과 가능성을 묻자 그는 자신있게 대답했다. “경제학의 논리로 수요가 있으면 시장에서 힘이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생협이 가격과 혜택 측면에서 충분히 학내 구성원의 참여를 이끌 것이고 그것이 학내에서 생협을 자리 잡게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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