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3 16:09 (수)
'고려대학교 생활협동조합', 과연 가능할까
'고려대학교 생활협동조합', 과연 가능할까
  • 김민지 기자
  • 승인 2015.05.18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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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에는 아직 대학생활협동조합이 없다. 2009년 ‘고생만사’, 2013년 ‘마중물’ 등 수 차례 생활협동조합(생협) 설립이 시도됐지만 매번 무산됐다. 본교에 생협 설립은 실현 가능하지 않은 것일까. 생협이 없는 본교는 현재 어떤 상황일까.

▲ 일러스트|김채형 전문기자

비싼 가격, 낮은 품질

본교 학내 식당과 카페의 가격은 생협이 있는 타 대학에 비해 높다. 본교 내 아메리카노 가격과 생협이 있는 대학의 가격을 비교해봤다. 아메리카노와 카페모카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본교 카페와 타 대학 생협 직영 카페 가격은 아메리카노 700원~1100원, 카페모카 500원~1400원의 차이가 났다. 이에 더해 생협의 이용금액의 일부를 적립해주는 이용금 배당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차이다.

학내 식당 및 커피가격에 대해 구성원들은 불만을 표했다. 차지윤(문과대 심리13) 씨는 “학내 식당 대부분 가격에 비해 품질이 너무 떨어진다”며 “점심과 저녁 모두 주로 외부 식당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본교는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 중 학내에 외부업체가 가장 많이 입점해있는 대학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대학의 시장화를 방지하고 구성원의 소비문화 증진을 위해 생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상우(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교내 입점식당과 카페는 학교에 임대료나 장학금을 내고 영업하고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인 경우가 많다”며 “장학금과 대기업의 이윤이 고스란히 학교공동체 구성원들인 학생과 교수, 직원의 지갑에서 나오는 구조”라고 말했다.

생협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본교 학내 구성원 간에는 생협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 또한 생협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지 못한 상황이다. 생협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생협이 들어온 공간에 임대료를 못 받게 되는 만큼 학교의 이익이 줄어든다고 생각한다”며 “운영이 미흡해 적자가 난 대학생협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도서협동조합 ‘인 북스’의 홍보팀인 윤어진(문과대 한국사12) 씨는 “애초에 본교에 생협이 없다보니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는 학생이 많은 것 같다”며 “이전의 설립 시도에서 홍보가 부족했고 논의가 진전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본교에 대학생협이 올바르게 자리 잡기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수반돼야 할까. 이상우 교수는 문제의식에 대한 공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자본의 논리가 대학을 지배하는 현재의 왜곡된 경제관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생협이 학내 민주적인 공생의 경제공동체를 만들려는 노력임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교직원의 관심과 지속적인 요구다. 대학생활협동조합연합회 권종탁 사무국장은 고려대에 생협 설립 시도가 매번 무너진 이유로 구성원의 인식 한계를 꼽았다. 권 국장은 “근 6년 동안 고려대에서 생협 설립 시도와 실패가 반복되고 있다”며 “학내 구성원이 생협 설립이 대학의 의무와 관련된다는 것을 자각하고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교에 생협이 없는 상황이기에 학내 구성원들이 생협에 대해 아는 것도 중요하다. 2013년 생협준비모임 마중물에 참여했던 박종석 씨는 “2013년 당시 학생을 대상으로 생협 세미나를 했었다”며 “생협 설립을 위해서는 학생회나 학내 단체가 생협의 중요성을 환기하면서 저변을 넓혀가는 것이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공간이 없다는 학교 당국

본교 생협 설립을 가로막는 문제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2014년 생협설립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펼쳐온 김철규(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교 당국의 비협조를 꼽았다. 김철규 교수는 “당시 관련 부처인 학생처 측이 협조적이지 않았다”며 “생협 매장 운영을 위한 공간을 요구했지만 교내 공간을 수익적 측면으로만 바라봤다”고 말했다.

▲ 일러스트|김채형 전문기자

생협 설립에 대해 올해 임명된 신지영 학생처장은 교육적 의미에서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지만 실질적인 공간 문제를 어려움으로 꼽았다. 신지영 처장은 “생협에는 기본적으로 운영 공간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본교에 마땅한 공간이 없다”며 “타이거 플라자나 중앙광장 업체들 모두 계약기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공개입찰경쟁을 통해 들어온 중앙광장 업체의 경우 최소 계약기간은 2년이고 5년 동안 영업권을 보장받는다.

학교 측의 의지가 필요해

교내 행정조직 개편으로 인해 공간문제에 대한 담당이 불명확해졌다. 학내 후생복지시설 관리, 위탁 및 계약 등은 이전에는 후생복지부 담당이었다. 하지만 4월 9일 후생복지부는 학생복지부로 명칭이 변경됐고, 이전의 후생복지부 업무는 조직개편 후 대학사업단이 맡게 됐다. 후생복지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익은 이전과 동일하게 학생복지기금으로 학생복지부에 전달된다. 신지영 처장은 “복지매장 관리가 학생처 업무가 아니게 돼 공간에 대해 확답을 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생협설립 후 운영주체가 없는 것도 문제가 될 여지가 크다. 신지영 처장은 “일부 생협이 있는 대학도 생협 운영주체를 두고 논란이 있다”며 “각자의 본업이 있는 상태에서 누가 관리할 것인지 현명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협 설립을 찬성하는 학내 구성원들은 학교 당국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철규 교수는 “관련 부처가 생협 설립에 열정이 있다면 공간 하나정도는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생협 설립이 계속해서 무산된 이유는 학교 측의 의지와 밀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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