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기획부터 출연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하는 1인 방송인들이 있다. 아프리카TV BJ 나동현(남·38) 씨와 이유미(여·31) 씨다. 그들은 방송 중 팬들과 직접 소통하고 매니저가 되기도 한다. 이들을 지켜보는 누적 시청자 수는 8,000만 명에 달한다. 특히 두 BJ는 방송을 통해 만나  결혼을 앞두고 있다. ‘대도서관(대도)’과 ‘윰댕’이라는 닉네임으로 방송 중인 이들이 1인 방송 시장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 아프리카TV BJ로 활동중인 이유미(여·31, 윰댕) 씨와 나동현(남·38, 대도서관) 씨

얼떨떨했던 첫 방송
대도와 윰댕은 첫 방송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윰댕은 라디오 콘텐츠로 17살 처음 방송을 시작했다. 유명세를 탄 뒤에는 간혹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기도 했다. “세이클럽이라는 곳에서 7년간 라디오 방송을 했어요. 방송하는 게 좋았고,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방송을 놓고 싶지 않았어요.”
윰댕은 아프리카TV에서의 첫 캠 방송을 잊지 못할 기억으로 꼽았다. “아프리카TV로 넘어오면서 방송을 위해 테스트를 하게 됐어요. 인터넷에서 카메라를 켜고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방송에 사람들이 입장해서 채팅창으로 말을 걸었어요. 그냥 방송 준비 도중 얼떨결에 방송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때 시청자 정원 200명을 꽉 채워 첫 방송 아닌 첫 방송을 시작했어요(웃음).”
대도는 게임에 이야기를 입히며 첫 방송을 시작했다. “‘문명’이라는 게임으로 방송을 처음 시작했어요. 진행자의 목소리도 좋고 재미있게 스토리를 가미해 게임을 하다 보니 팬이 많이 늘어났죠. 게임을 할 때 상황극을 넣거나 실제로 게임 속 캐릭터를 연기 하는 게 중요해요.”
시청자가 원하는 건 대화
그들은 방송 시간의 대부분을 시청자와 대화하는 시간에 할애한다. 윰댕은 방송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하려 한다고 말했다. “요즘 사람들은 대화가 많이 단절된 것 같아요. 카톡이나 SNS가 발달해 간편한 대화만을 나누죠. 평소 고민을 나누거나 싱거운 농담을 주고받을 기회가 없다는 거에요. 전화로 시청자와 직접 통화해 고민을 들어주고, 선물도 보내드리며 함께 고민을 풀어나가요.”
대도도 자신의 방송이 ‘게임중계방송’이 아니라고 말했다. “제 방송은 수다 방송이에요. 실제로 게임하기 전 1시간 가량은 대화를 나누는데 사용해요. 게임을 시작하면 시청자와의 대화가 점차 줄어들어요. 게임에 몰입하고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면, 시청자의 멘트를 모두 체크할 수 없어요. 그래서 최대한 게임 전 시청자와 이야기하려 노력하죠.”
카메라가 꺼진 뒤
방송이 없는 시간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일반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카메라가 꺼진 뒤 윰댕의 모습은 어느 30대 여성과 다를 바 없다. “방송을 안 할 때는 주로 집에서 드라마를 보거나 밥 먹는 걸 좋아해요. 다음 방송 콘텐츠를 준비하기도 하죠.”
그는 제 때 쉬지 못하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20대 이후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휴일을 즐겨 본 적이 없어요. 대신 방송을 하면서 시청자와 시간을 보냈죠. 가끔 친구들도 만나고 싶지만, 시간이 맞질 않아요. 생활패턴이 저와 반대거든요.”
BJ의 생활패턴은 일반인과 반대다. 일을 마친 일반인들이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녁 방송은 대부분 새벽이 돼야 끝난다. 식사시간도 규칙적이지 못해 야식이 저녁이 된다. “카메라가 꺼지면 그제야 소파에 앉아 한숨 돌려요. 그리고 밥을 먹죠.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방송이 끝나면 배가 너무 고파요. 다른 사람들의 야식시간이 저희의 저녁 시간이랍니다(웃음).”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야
그들은 BJ는 연예인처럼 인지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대중성을 위해 자신만의 콘텐츠를 생산해 내야한다고 말했다. 대도는 방송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크리에이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의 조회 수나 클릭 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꾸준히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 시청자에게 신뢰도를 쌓아야 하죠. 한 예를 들자면, 여성 뷰티로 꾸준히 영상을 제작하신 분이 있었어요. 화장품 사용법 메이크업 방법 등 자체분석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죠. 콘텐츠가 지속되자 능력을 인정받았고, 대기업 화장품 업계에서 그분을 스카우트했어요. 이처럼 자신만의 콘텐츠를 성실히 만들다보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윰댕은 1인 방송에 있어 본인만의 브랜드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BJ들이 인터넷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하게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본인을 브랜드화 시켜 사업을 할 수도 있죠. 저는 방송을 오래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도 저를 좋아해 주시는 팬들이 있으면 행복하겠죠. 인터넷 방송의 좋은 롤 모델로서 활동하며, 이제 방송을 시작하는 BJ들도 발전하는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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