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총여학생회(회장=박소현, 총여)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총여의 존재이유와 대표성이 부족하며, 총여의 운영과 사업진행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더불어 박소현 세종총여학생회장의 과거 발언과 정치적 활동도 논란을 키우는데 일조했다. 세종캠퍼스 인터넷 커뮤니티 ‘쿠플존’에는 4월 15일부터 5월 16일가지 한 달 동안 박소현 총여학생회장의 행적과 총여폐지에 대한 글 100여 개가 올라왔다.

▲ 14일 과기대 대강당에서 진행된 총여학생회 공개청문회 중 박소현 총여학생회장(가장 오른쪽)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l이경주 기자 race@

총여를 둘러싼 논란
총여 폐지에 대한 논쟁은 ‘총여폐지운동모임’을 만든 강민(인문대 영문11) 씨와 총여가 대자보를 통해 언쟁을 오가며 시작됐다.
지난 4월 13일, 총여가 게시한 ‘세월호를 인양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찢겨진 채 발견되자 총여는 ‘고대 세종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는 표현을 담은 대자보를 게시했다. 강민 씨는 이 표현이 마치 총여가 세종캠퍼스 전체 학우를 대표하는 것처럼 비춰져 문제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그는 4월 15일 쿠플존에 ‘총여학생회에 묻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해 총여의 필요성과 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박소현 총여학생회장은 ‘고대총여,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라는 대자보를 통해 총여를 둘러싼 오해를 해소하고 부당함을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민 씨는 반박 대자보를 통해 박소현 총여학생회장의 과거 행동들이 학생대표자로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민 씨가 사례로 든 것은 △박소현 회장이 ‘코리아연대’라는 급진적 정치단체의 회원이라는 점 △박소현 회장이 활동한 생활도서관에서 ‘가자 북으로’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점 △박소현 회장의 ‘지방대 인문계 여자는 정규직 취업이 어렵다’ 발언 등이다.

총여에 대한 공개청문회 열려
14일에는 강민 씨의 요구로 세종총학이 주최한 박소현 총여학생회장에 대한 공개청문회가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총여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 △총여의 업무 부실 △부실한 회계처리 등이 제기됐다.
청문회에서 김이환 세종총학 사무국장은 총여의 그 동안의 활동을 언급하며 “세종총여학생회라는 이름으로 어떤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거나 행동할 때는 세종 여학생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봐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에 박소현 회장은 “학우들의 의사 수렴 문제나 학생회의 권한에 관해선 토론을 통해 앞으로 확정해나갈 문제”라며 “앞으로 직접 학생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총여의 학생회비 운용 내역이 공개돼 총여가 학생회비 일부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고 회계장부를 제대로 기록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총여가 제시한 통장내역에 치과치료, 약국, 커피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내역이 발견됐고, 일부 항목은 총여가 보고한 회계내역과 금액이 서로 달랐기 때문이다. 이에 박소현 총여학생회장은 “장부를 조작하거나 횡령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회계를 배우지 않아 통장내역과 회계보고가 다르면 안 된다는 것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회비 일부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한다”며 “사용한 부분은 다시 사비로 채워 넣었고 최종 금액만 맞으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총여 측 “학생들과 더 소통할 것”
존폐여부 논란과 관련해 총여는 여학생의 이해 수렴과 주체적인 여성상의 정립을 설립취지로 내세우지만, 이는 지금의 사회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유선화 씨는(과기대 응용통계12) 씨는 “총여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여성이 사회적 약자였을지라도 현재는 그렇지 않다”라며 “만약 약자로 받아들여진다면 여학생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총여학생회가 진행 중인 사업은 충분히 다른 기구에서 담당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지영(과기대 생명정보12) 씨는 “여학생휴게실이나 여성용품 자판기 관리는 인권복지위원회를 통해 운영 가능하다”라며 “성차별 관련 업무도 양성평등위원회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총여의 존폐 여부를 둘러 싼 학내 여론이 점점 거세지자 총여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마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여는 18일 오후 8시 석원경상관 219호에서 학생들과 함께 총여의 앞으로의 운영방향과 활동에 대한 토론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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