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AQI(프로마치). 가게 이름부터 꽤나 이국적인 이 가게는 정통 샌드위치 집이다. 프랑스어로 치즈 어원인 Froma와 샌드위치의 Qi가 결합한 이름으로, 맛있고 질 좋은 ‘치즈’를 기본으로 하는 샌드위치를 내걸었다. 국내 유명호텔에 고급 치즈를 납품하던 이산(남·32) 사장은 작년 8월에 안암동에 ‘프로마치’를 열었다. 이탈리안 샌드위치는 모양이 잠수함을 닮아 서브마린 샌드위치(submarine sandwich)라고 불리고 그 속재료의 푸짐함을 자랑한다.
가게 이름처럼, 프로마치 샌드위치의 특별함은 ‘치즈’에 있다. 가게에서 쓰는 치즈는 ‘브리 치즈’와 ‘프로볼라 피콜라 치즈’, ‘리코타 치즈’ 3가지다. 브리 치즈와 프로볼라 피콜라 치즈는 각각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직수입한 것을 쓴다. 이산 사장이 치즈를 납품하던 시절, 유명 호텔에서 납품을 먼저 제의할 정도로 치즈의 맛과 질은 보장돼 있다. 그는 직접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발품을 팔아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치즈를 골랐다고 했다. 리코타 치즈는 매일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 하루 숙성시켜 사용한다. ‘이탈리안 콤보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리코타 치즈는 밀도가 높아 쫀쫀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준다. 치즈 특유의 짠맛은 없고, 부드러운 질감과 쫀득하게 느껴지는 풍부한 리코타 치즈 맛이 미각을 압도한다.
샌드위치는 무엇보다 신선함이 생명이다. 재료 온도와 신선함이 맛을 좌우한다. 프로마치는 매일 아침 경동시장에서 속재료에 들어가는 채소를 납품받고 그날그날 손질한다. 만약 재료가 남게 되면 가차 없이 버린다. 냉장 보관하는 채소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샌드위치를 만들 때 가장 마지막으로 넣는다. 이탈리안 콤보 샌드위치엔 이탈리안 햄과 소시지인 프로슈토와 살라미가 들어간다. 감미가 첨가되지 않은 짠 햄인 프로슈토와 염장 발효해 공기에 건조한 소시지인 살라미는 약간의 기름진 맛을 더해 식감을 풍부하게 만든다. 재료를 쌓는 순서도 중요하다. 이탈리안 콤보 샌드위치는 가장 아래에 리코타 치즈를 두껍게 깔고, 그 위에 프로슈토와 살라미, 토마토, 적양파, 어린잎 채소 순서로 올린다. 치즈의 흰색과 프로슈토와 살라미, 토마토의 빨간색, 어린잎 채소의 녹색이 이탈리아 국기를 연상케 한다. 재료의 맛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느껴지도록 치밀하게 계산된 모습이다.
샌드위치에서는 속재료만큼이나 빵도 중요하다. 빵의 질감과 식감에 따라 같은 속재료를 넣어도 전혀 다른 맛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프로마치에선 천연 이스트인 ‘르방(Le Vain)’을 이용해 빵을 직접 굽는다. 빵의 안쪽을 더욱 쫄깃하고 촉촉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또한 발효되면서 생긴 기포가 빠져나오며 만들어진 공기주머니 때문에 빵이 가볍다. 하지만 갓 만든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진 않는다. 갓 만든 빵은 밀가루의 쫄깃함만 드러날 뿐, 빵 본연의 맛은 살아있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빵 고유의 맛이 느껴지게, 구워낸 뒤 7~8시간 지난 상태의 빵을 사용해 샌드위치를 만든다. 빵은 치아바타, 일반 바게트와 먹물과 비트, 쑥을 넣어 구워낸 바게트 중에 고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빵과 신선한 속재료, 풍부하게 들어간 치즈로 완성된 샌드위치는 한입에 넣었을 때 빛을 발휘한다. 입 안에 들어오는 거칠면서도 촉촉한 식감의 빵과 그 뒤를 잇는 속 재료의 신선함이 입 안에 맴돌 때쯤, 부드럽고 풍부한 치즈 향이 한데 어우러져 온 입안을 감싼다. 이산 사장의 “인간애로 세상에 풍요로움을 더한다”는 신조처럼 그의 샌드위치는 손님에게 풍요를 선사한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풍족한 식감이 한 데 어우러져 입안에서 어우러진다. 샌드위치에 담긴 그의 애정은 오늘도 우리에게 든든한 행복의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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