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과 사람’ 단체의 로고. 사진 │사람과 사람 제공

본교에는 ‘사람과 사람’이라는 성 소수자 동아리가 있다. 1995년 몇몇 성 소수자 학생들의 개인적인 모임에서 시작한 사람과 사람은 2003년 중앙 동아리가 됐고,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사람과 사람의 누적 회원 수는 233명에 달한다. 동아리는 성 소수자에 한해서만 가입할 수 있다. 따라 일정한 절차를 통해 성 소수자인지, 동아리에 적절한 사람인지를 파악해 선발하고 있다.
안전한 커뮤니티와 성 소수자 인권 운동
사람과 사람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성 소수자 학생들을 위한 안전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회장은 “성 소수자들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혼자 살아간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같은 고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서 함께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성 소수자는 차별의 경험을 떠나서 혼자만의 비밀을 갖고 있다는 것, 주변에 나와 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일차적 고민으로 꼽는다. 이러한 고민에서 나아가 학교나 다른 공간에서의 배제, 소외, 괴롭히므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은 성 소수자가 걱정 없이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 안에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학내외 성 소수자 인권을 증진하는 것이다. 대게는 캠페인, 행사, 문화축제를 통해 이뤄진다. 이번 해에 사람과 사람이 진행했던 행사에는 △퀴어영화제 △퀴어가이드 발간 △동아리 박람회 △세미나 △퀴어모니터링 사업 등이 있다. 이 중 세미나의 경우는 매주 진행됐다. ‘성 정체성이란 무엇일까’, ‘아웃팅과 커밍아웃이란?’ 등과 같이 성 소수자뿐 아니라 일반 학생들도 궁금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주제로 진행됐다.
차별을 없애자
성 소수자 인권 운동 중 하나인 퀴어모니터링 사업은 본교 내 공공영역에서 성 소수자 차별을 바로잡기 위해 2013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그 당시 한 수업에서 학생이 ‘성 소수자 작가’에 대해서 발표를 했다. 그런데 해당 교수가 이에 대해 코멘트로 ‘역겹다’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자신이 어렸을 때 한 아이가 호모라서 친구를 안 해주려고 했지만 착해서 친구를 해줬다’와 같은 발언을 했다. 당시 이에 관해 사람과 사람 측에서는 대자보를 붙이고 해당 강사에게 사과를 요청했다. 이를 시작으로 사람과 사람에서는 일회성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성 소수자 차별사례를 학생들에게 알리고, 모집하고, 분석한다. 또한, 발언이 심할 경우 해당 발언자에게 시정을 요구한다.
또한 ‘퀴어모니터링’ 사업을 넘어 성 소수자 차별 금지를 학교 자체 규정으로 설립하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동아리로서 할 수 있는 부분이 제약되어 있어 학생회칙 개정은 불가했다.  따라 매년 총학생회 선거를 앞두고 선본이 나올 때마다 성 소수자 차별문제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의 답변을 항상 요구했다. 사람과 사람 회장은 “이로 인해 학교에서도 성 소수자 차별 금지 회칙이 제정되는 데 큰 시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본교 아직은 부족해
동아리 회장은 아직 교내 ‘성 소수자 차별 금지’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학기 한 단과대 새로 배움터에서 촌극을 할 때 동성애자 혐오 발언이 심각하게 있었다”며 “이는 혐오 발언을 한 몇 명에게만 잘못이 있는 게 아니라, 성 소수자 차별금지회칙을 모두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단과대 차원에서 사전 교육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각 소속에서 시정조치를 공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양성평등센터의 성 소수자 차별 기준의 수준이 높아 모든 범주의 성 소수자 차별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고자 현재 사람과 사람, 석순, 동아리연합회가 모여 연대 체를 만들고 회의를 진행 중이며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 중이다. 
모든 사람이 존중받을 때까지
20년 동안 사람과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회장은 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단순히 성 소수자들이 모이는 모임이었다면 이제는 학내외의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해서도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으로 ‘성 소수자 차별’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그 차별이 사라질 수 있도록 인권센터를 설립하거나 학칙을 개정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는 “궁극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똑같은 존중을 받게 돼 동아리 존재 이유조차 사라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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