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고대신문의 한 학기가 마무리되고 있다. 그간 기사내용 중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팩트체킹, 기사평가 등의 역할을 수행했던 독자위원들은 2015학년도 1학기의 고대신문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독자위원단과 함께 고대신문의 한 학기를 되돌아봤다.

독자위원으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조유미|팩트체킹이 기억이 남습니다. 작은 뉘앙스 차이가 내용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문에 실린 내용이나 멘트가 사실인지 취재원에게 전화해 확인하는데, 가끔 멘트는 사실인데 뉘앙스가 의도와 다르다고 항의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하경호|제가 한 평가가 <고대신문을 읽고>에 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형이 신문을 읽고 ‘이거 네가 쓴 글 맞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내가 쓴 글이 공개적인 지면에 실려서 누군가가 읽는다는 것 자체에 굉장히 보람을 느꼈습니다. 제 의견을 남에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지혁|각 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진행하는 점이 기억에 납니다. 일요일마다 다음주 신문을 미리 받아보고 기사에 대한 평가를 했습니다. 평가에 신중을 가하느라 월요일 오전 수업시간에 쫓겨 서두르면서 키보드를 두드린 게 생각납니다. 고대신문을 읽는 독자들을 대표하여 고대신문의 전반적인 부분을 평가하는 것이 독자위원으로서의 보람과 자부심인 것 같습니다.

이번 학기 가장 좋았던 기사와 가장 아쉬웠던 기사를 꼽는다면.
우다현|저는 1776호의 ‘1인 미디어’ 관련 문화부 기획이 아쉬웠습니다. 소재 자체는 충분히 독자의 이목을 끌만했는데 대학생의 시각이 담겨져 있지도 않았고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비판점이 없었던 기획이어서 더 준비를 하고 냈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정민욱|저도 가장 아쉬웠던 기사를 얘기하려 합니다. 1773호 특집면의 “역시 많이 마시는 고대생... 13%는 심각 수준”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통계의 편향성을 지적할 수밖에 없었던 기사였습니다. ‘주 2회 이상 술을 마실 수 밖에 없는’ 3월에 통계 조사를 했기 때문이죠. 새 학기라는 특수성 때문에라도 타대생들도 역시 비슷한 수준의 음주량을 보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대한 의견이 없어서 편향된 정보를 전달했다고 판단되는 기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기사를 작성하려면 우리학교 외에 다른 학교나 대학생 평균에 대한 통계청의 통계를 가져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지혁|가장 좋았던 기사는 1771호 1면의 기사인 “당신에겐 ‘당연한 문화’ 인가요”였습니다. 우선, 교내에서 전통과 문화란 이름으로 내려져 오고 있는 군기잡기의 실태를 유형을 통해 심층적으로 분석했고 시기에 맞는 주제를 선정하여 소위 ‘군기잡기’에 대한 주의 환기를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잘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취재에 있어 취재원의 신변보호가 잘 이뤄져 기사 작성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나현|저는 1772호 시사면 “떨어질 때마다 제 삶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요”기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취업 준비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 좌담회를 하는 것이었는데 이런 시도 자체가 좋았어요. 같은 취업 준비생이 읽었을 때 정말 와 닿았거든요. 재미도 있으면서 학생들의 공감을 이끌어 올 수 있는 기사, 저는 이런 게 대학신문의 할 일이라 생각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러스트가 별로였다는 거. 이미지도 기사에서 정말 중요한데 이 부분은 아쉬웠습니다.

이번 학기 고대신문에 실린 사진 중 좋았던 사진과 아쉬웠던 사진은.
하경호|저는 1775호의 1면 사진이 정말 좋았습니다. 하루 동안 같은 장소에서 본

▲ 1775호의 1면 사진이 가장 좋았다는 하경호 씨는 “고려대의 오래된 역사와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얘기였는데, 이 사진이 그 내용을 모두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을 여러 번 찍고 그걸 합친 사진이었는데, 이게 개교기념호라는 상징성과 정말 잘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아래에 염재호 총장님의 글을 읽어보면 고려대의 오래된 역사와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얘기였는데, 이 사진이 그 내용까지고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관 자체가 학교의 역사를 상징하는데 이게 시간대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보여주니까 구구절절한 말없이도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 1773호의 ‘진짜와 가짜’사진은 두 명의 독자위원이 인상 깊었다고 답했다. 재치있고 시기가 적절했다는 평이다.

 

 

 

 

 

 

 

 

 

 

 

정민욱|저는 1773호 1면의 ‘진짜와 가짜’ 사진이 인상 깊었습니다. 학교를 방문한 고등학생들과 학교에서 교복 사진을 찍은 대학교 새내기들을 모두 한 사진에 담아서 여러 의미를 한 번에 전달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시기도 만우절 ‘교복데이’ 에 적절하여 높은 시사성을 지녔고 은근히 ‘고등학생들이 관심 있게 보고 가는 우리 학교’ 라는 자랑도 담아낸 느낌이었습니다.
우다현|저도 ‘진짜와 가짜’ 사진이었습니다. 그걸 담아낸 게 재치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건 문제를 목격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찍은 게 아니라 기사내용을 너무 명시적으로 담으려는 사진은 독자가 기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유미|아쉬운 사진은 대부분 강연 사진이었습니다. 강연자를 너무 멀리 찍거나, 청중들만 찍어서 누가 강연을 하는지 나오지 않는다거나. 앞으로는 강연자와 청중을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찍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현재 고대신문의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고나현|제일 큰 문제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기사가 많다는 겁니다. 특히 한 기자는 기사 내용은 좋은데 늘 주술관계 같은 것이 틀려 안타까웠습니다. 저희는 독자위원으로서 읽어야 되니까 억지로라도 읽지만 독자들은 틀린 문장이 많은 기사라면 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기획기사는 보통 두 면을 쓰게 되는데 이 두 면을 채워야 한다는 압박이 심한지 탑기사와 어울리지 않는 사이드가 억지로 끼워져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많은 내용이 나올 주제의 기사가 아니라면 차라리 핵심적인 것만 짧고 간략하게 제시해주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민욱|‘석탑만평’ 부분의 정치색이 너무 강해서 평가하는 자리에서도 이를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1773호에 실렸던 세월호 관련 만평이 특히 심했습니다. 그 만평을 본 선배들로부터 ‘고대신문은 좌편향 신문 아니냐?’ 라는 말을 들을 정도였습니다. 어느 쪽에서 읽더라도 수긍할 수 있게 객관적인 사실만을 최대한 전달하도록 노력한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고대신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지혁|이번 ‘대학교육’에 대한 시리즈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한 번쯤 생각해볼만 한 주제에 대한 기사가 이뤄졌으면 합니다. 또한 교내 구성원들과 소통을 하며 학교신문으로서의 본분을 잃지 않는 기사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고나현|이번 학기에 세월호나 석가탄신일 같은 큰 사건에 대한 스케치 기사가 좋았는데, 이처럼 제가 직접 가기 어려운 곳을 기자가 다녀와서 이야기로 풀어내줬으면 좋겠습니다. 대신 가준 느낌이 들어 좋거든요.
또 사람마다 입장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고대신문이 어떤 사안에 대해서 확실한 주장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개인이 그런 일을 하기 힘들다면 편집국 전체가 ‘우린 이런 입장을 가지고 쓰자’라고 결정해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다현|보도면에 있어서 문제제기와 정보제공, 두 가지로 기사를 분류 한다면 앞으로는 두 가지가 내용에서는 물론 그 형태까지 현격하게 차이가 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문제제기는 기존의 스트레이트로 써도 무방하지만 정보제공 같은 경우는 보는 사람이 훨씬 편하게 내용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텍스트를 파격적으로 줄이고 그 형식을 유연화해서 사람들이 되도록 읽어보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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