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본인제공

- 어디로 여행했나
“1월23일부터 2월4일까지 히말라야를 등반했다. 히말라야에서 본 로부체(Lobuche)의 모습은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가까이 있을 때 흩어져있던 산봉우리들이 멀리서 보면 한 덩이를 이룬다. 날카롭게 솟아오른 산들의 모임은 청량하면서도 투명했다. 여행 중 빙하를 만져보기도 하고, 별이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을 보며 잠들기도 했다.”
- 히말라야 등반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인가
“등반을 하면서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하루 8시간을 걷다보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머리를 비웠더니, 나를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또한 자연의 광활함 앞에서 사소한 것들에 대한 고민을 정리할 수 있었다.”
-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히말라야 트래킹의 종착지 고라쉡(Gorakshep) 마을에서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를 보러갔다. 그런데 숙소로 돌아오던 길에 팀에서 낙오되었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보온장비도 없고, 해는 저물어가 공포감이 밀려왔다.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소리를 지르며 도움을 요청했다. 몇 번의 외침 끝에 언덕 반대편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Come on, we are here!’. 소리를 쫓아갔더니 트래킹 중 자주 마주쳤던 호주 친구 달리아(Darija)와 그의 가이드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를 기다렸다는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안도감이 들었다. ‘내 안전은 내가 지키자’는 경각심이 생겼다.”
- 다른 여행과 히말라야 여행의 차이는
“히말라야 여행에는 열악한 상황이 많다. 난방연료가 많이 없어 밤마다 모든 트래커들이 불꺼질 때까지 난로 옆에 둘러앉는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서로 편하게 대하면서 더 빠른 시기에 깊게 친해질 수 있었다. 게다가 워낙 고생길이라 함께 하는 사람에게 ‘전우애’를 느끼기도 한다.”
- 여행 중 기뻤던 경험은
“숨이 쉬어질 때의 기쁨은 컸다. 히말라야 등반이 힘든 이유 중 하나는 4000m 이상부터 낮은 기압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산을 시작하면 ‘숨이 쉬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000m대인 페리체(Pheriche) 마을에 도착했을 때, 달리아와 “숨을 쉴 수 있다”며 뛰어다녔었다.”
- 경계해야 할 점은
“자만이다.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 등산 꽤 해봤다’, ‘내 체력이면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무리하거나 하지 말아야할 행동을 하게 된다. ‘나는 괜찮다’는 무모한 자신감은 매우 위험하다. 겸손하게, 몸이 보내는 신호에 재빠르게 반응하며 안전하게 다녀오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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