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로 여행을 했나
“2014년 6월 8일부터 7월 10일까지 약 40일 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횡단열차를 타고 여행했다. 세르디예프파사드, 까잔, 크라스노야르스크, 이르쿠츠크, 울라우데 같이 러시아에서도 이색적인 공간이나 종교적으로 의미 있는 도시를 골라 다녔다. 기차여행으로 들린 15개 도시는 작지만 개성적이어서 흥미로웠다. 기차에서 내린 후에는 직접 버스를 타거나 걸어 다니면서 이색적인 도시 모습을 경험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는
“‘울라우데’다. 러시아에서 가장 러시아답지 않은 도시였다.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보면 중국이나 몽골 등의 아시아 지역에 온 것처럼 느껴지지만 건물은 소련식, 유럽식이다. 또 울라우데 주변에는 러시아 불교의 중심지가 있어 러시아 백인이 승복을 입고 수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러시아 정교회 문화만 경험하다가 러시아에서 불교문화를 접하니 무척이나 이색적이었다. 서양과 동양 정반대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러시아와는 다른 분위기의 도시였다.”
- 러시아인의 인상은
“기차에서 만난 대부분의 러시아인은 무뚝뚝한 얼굴로 외국인인 나를 경계했다. 하지만 내가 러시아어로 먼저 말을 걸자 신기해했고, 반가워하면서 금새 경계를 풀었다. 러시아어 억양이나 발음이 이상해도 주의 깊게 들어줬다. 여행객인 나를 배려해서 자기 음식을 내어준 러시아인도 있었다.”
-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의 묘미는
“창밖 자연을 구경하는 것이다. 러시아의 자연은 규모가 엄청나 압도당한 적이 많다. 끝이 보이지 않는 숲과 벌판, 바다같이 컸던 호수를 보며 자연의 위대함을 느꼈다. 또 맞은편에 있는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기차여행만의 재미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푸틴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말을 걸곤 했다. 노년이나 중년 남성은 푸틴이 러시아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하는 반면, 청년은 정치에 무관심한 모습을 보였다. 현지인의 생각을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었다.”
- 자신만의 특별한 도시 여행 방법은
“도시별 레닌 동상을 비교했다. 소련시대 잔재인 레닌 동상은 대부분 도시 광장에 서있다. 사회주의 영향을 받아 모든 동상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떤 도시에서는 전신상인데, 다른 곳에서는 흉상이거나, 망토의 유무 같이 사소한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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