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장지희 기자 doby@

이번 기획에선 청년을 대표하는 정치인 중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이준석 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국회의원에 대한 진단을 들어보며, 향후 20대가 어떠한 고민 하에 행동해야 하는지 알아봤다. 그리고 20대와 30대 청년을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를 찾아 활동 동기와 어려움에 대해 들어봤다.

- 20대가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지금의 20대가 공유하는 집단적 가치가 없는 것 같다. 이는 민주화 세대 후의 현 20대가 ‘어떤 세대가 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가 부재한 것이다.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선 공동체가 함께 지향해야할 보다 큰 가치가 필요하다. 시대정신 또한 읽어야 한다. ‘반값등록금을 추구하는 세대’는 시대정신이라 말하기에 너무 작다.”
- 20대의 집단적 가치론 어떤 것이 있나
 “민주화 과정을 먼저 거친 서구사회를 보면 답이 보인다. 그들은 산업화 후, 참정권 운동과 같은 민주화 과정을 거쳤고, 이후 ‘더불어 잘 살자’는 복지사회 담론을 만들어냈다. 비슷한 맥락에서 2012년 한국에서도 복지논쟁이 일었다. 하지만 젊은 세대가 그것을 이용한 담론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 실패했다. 기성세대의 틀에서 벗어나 참신하게 복지담론을 이끌어나가지 못한 것이다. 복지는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한다. 비영리단체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된다. 2007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하 배나사)’가 하나의 예다. 배나사에서 성적이 낮은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쳐줌으로써 꿈을 꿀 수 있게 했고, 결과적으로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가치를 현금으로 환산해보면 9년간 교사 한 사람 당 180억 원의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과 같았다. 배나사를 거쳐 간 선생님이 6000여 명이니 이를 곱하면 어마어마한 사회적 가치가 된다. 이는 우리가 나중에 몇 배로 부담했어야 할 사회적 비용을 줄인 것이다.”
- 타성에 젖지 않는 방법은
 “과거를 돌이켜봤을 때, ‘나중에 해야지’라고 말한 건 모두 거짓말이 됐다. 나중에 돈 벌면 효도해야한단 생각, 나중에 정신 차리면 여자 친구한테 잘해줘야겠단 생각, 100% 거짓말이다. 생각났을 때가 가장 적합한 시점이다. 20대 때도 마찬가지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엔 사회참여를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는 사회참여를 하나의 명예로운 경력이나 허세, 보람을 위한 일로 치환해버리기 때문에 하는 생각이다. 타성에 젖는 건 둘째 치고, 지금 자기가 못한다고 합리화하면 나중에도 분명 자신의 모습을 합리화하고 있을 것이다.”
- 목소리를 낼 때 주의할 점은
 “이벤트 성을 띠는 활동으로 언론에 의지해선 안 된다. 20대, 30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단체에 속해있는 사람들을 봤을 때, 실질적인 성과보단 일시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주목받는 데에만 급급한 경우가 많았다. 다른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움을 위해 일시적이고 가시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창의성은 ‘괴짜스러움’과는 다르다. 한 분야에 대한 충분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교육받은 창의력’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기르기 위해 많은 경험을 할 것을 추천한다.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방법이 가장 좋다.”
- 대학생들과 만나면 어떤 느낌을 받나
 “토론에서 만나는 학생들은 흔히 ‘청년 리더(leader)’라 불리는 학생들인데, 그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예를 들어, 토론회에 가기 전에 상대방 학생의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이상한 것들이 발견되곤 한다. ‘나 오늘 이준석이랑 토론하러간다. 밟아버리겠다’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의견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의 의지는 나를 이기겠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20대들이 정치를 마치 ‘검투사 게임’처럼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자세라면 토론회에 와서도 배워 갈 것이 하나도 없고, 기존 정치의 문제를 답습하는 것과 같다. 선악구도로 가는 전술에 눈을 뜨는 청년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답답하다.”
- 정당 내 대학생위원회와 같은 단체 활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대학생위원회에 들어가 일을 해야 사회문제에 대한 목소리를 더 잘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접근이다. 꼭 정치체계 속에서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것도 아니다. 요즘 정치권에서 정치인 ‘육성’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한국의 정치 체계는 주로 영입을 통해 정치를 이뤄온 체계였는데, 이를 육성으로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애초에 ‘정당 내에서 정치인들을 육성시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데에 굉장히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 선거를 통해서 다음단계에 올라가는 게 정치인데, 정치인들을 육성한다면 육성된 정치인들이 당에 반하는 의견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비영리단체를 추천하고 싶다. 물론 1인 미디어 시대이기에 누구나 비교적 쉽게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럼에도 비영리단체를 추천하는 이유에는 비영리단체에서의 집단지성 때문이다. 정치를 전공하는 정치외교학과 학생들이 토론하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과서 내용을 운운하는 게 대부분이라 큰 의미를 찾기 힘들다. 집단지성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비슷한 공부를 한 학생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선 생각하는 힘을 기르거나 목소리를 내는 법을 배울 수 없다. 대부분의 비영리단체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각기 다른 측면에서 문제를 바라봄으로써 집단지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비영리단체를 추천하고 싶은 두 번째 이유는 앞으로 살아가며 겪을 조직 중 비영리단체만큼이나 같은 뜻을 가진 사람끼리 모인 조직을 찾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에 비영리단체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이를 꼭 이루고 싶은 사람들끼리 구성된다. 그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힘과 창의력은 큰 자산이 될 것이다. 함께 내는 목소리의 힘을 경험하기 바란다.”
- 20대를 위한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20대를 위한 정치란 말은 상당부분 왜곡돼있다. 등록금 문제가 20대만이 직격타를 맞는 문제라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경험한 바론 등록금 문제는 20대의 아버지 세대인 50대가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다. 실제 20대가 등록금 정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등록금 문제나 취업문제 등을 20대를 위한 정치 아젠다(agenda)로 설정하는 것은 오히려 20대를 고립시킨다. 하나의 의제설정은 세대 차이를 유발하기 쉽고, 다른 세대의 무관심을 낳기 때문이다. 다른 세대가 자신의 문제라고 여기지 않으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만들어지기 힘들다.”
- 앞으로의 정치는 어떻게 될까
 “넓은 의미의 정치와 좁은 의미의 정치가 혼재될 것이다. 넓은 의미의 정치란 자기가 생각하기에 올바른 방향으로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을 말한다. 좁은 의미의 정치는 말 그대로 선출직으로 뽑혀 정치인으로서의 정치를 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의 정치 등용문은 두 정치의 모습이 섞인 모습일 것이다. 기존 정치에선 변호사, 판사 등의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유리했지만 이젠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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