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 내에서도 연애와 사랑 관련 강의가 늘어나고 있다. 허창덕(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영남대에서 ‘사랑학개론’을 강의했고, 장재숙(경희대‧후마니타스칼리지) 강사는 경희대에서 ‘즐거운 연애, 행복한 결혼’을 강의하고 있다. 이들이 보기에 20대 연애는 어떤 의미를 지닐까. 전문가에게 바람직한 연애와 이별에 관해 얘기를 들어봤다.
복합적이고 가장 순수한
20대 연애엔 다양한 사랑의 유형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허창덕 교수는 20대의 사랑을 하나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존 리라는 학자가 사랑을 6가지로 유형화했어요. 친구같은 사랑, 아가페적 사랑, 에로스적 사랑, 쾌락적 사랑, 실용적 사랑, 소유적 사랑이 그것이죠. 20대는 사람의 성장 과정 중 가장 성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요. 에로스적 사랑과 쾌락적 사랑이 동시에 나타나고 그 외의 모든 사랑의 유형도 복합적으로 보여요.”
장재숙 강사는 20대에 가장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사랑이라는 걸 알아가는 시기가 20대에요. 이별로 끝날지라도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사람 자체만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나이죠.”
사랑은 변한다
그렇다면 20대의 연애에 가장 중점을 둬야하는 건 뭘까. 허 교수는 사랑은 변한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하는 게 사랑이에요. 하지만 그 변화를 변질로 오해해서는 곤란하죠. 사랑은 당사자들의 삶에 따라 변할 수 있어요. 자신의 사랑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과 감정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사랑의 지혜에요.”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장재숙 강사는 연애와 이별이 연습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 최대한 나와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건강한 관계유지를 위해 중요해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본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해요. 20대 연애는 나와 잘 맞는 사람에 대한 안목을 키우게 해주죠.”
세상에 내 것은 없다
20대에 해봐야 하는 연애를 묻자 허창덕 교수는 쿨한 연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 누구도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랑이 건강하려면 쿨함도 필요해요. 이 세상에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내 것은 없어요. 내 마음도 내 뜻대로 안 되는데 타인은 어떻겠어요. 사귀다보면 당연히 마음이 바뀔 수 있는 거예요. 사랑은 현실이기에 집착하면 안돼요.”
성장과 성숙 그리고 성장통
연애와 이별의 결과를 묻자 전문가들은 성장과 성숙을 꼽았다. 장재숙 강사는 성장통이라고 표현했다. “10대에 정체성의 문제로 자기 자신과 성장통을 겪는다면 20대는 타인과의 관계의 문제로 성장통을 겪어요.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계속되는 연애 경험을 통해 비로소 이성에게 내가 어떤 느낌으로 보여지는지 알게 됐다고 말해요. 즉, 연애와 이별의 과정을 통해 20대는 나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보여지는 자신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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