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고생의 자살을 막은 본교생의 선행이 밝혀져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주인공은 홍진만(공공행정07) 씨다. 해당 여고생이 졸업한 세종여자고등학교(세종여고)는 5월에 홍 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홍 씨는 2014년 4월 28일 새벽 1시, 본교 세종캠퍼스 근처에서 우산 없이 비를 맞으며 배회하던 당시 세종여고 3학년 이 모 양을 발견했다. 그냥 지나치려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던 홍 씨는 여학생을 불러 세웠다. “그 때 느낌이 께름칙해서 학생을 불렀어요. 이 시간에 왜 비를 맞고 다니냐고 물었더니, 말을 잘 못하더라구요. 가까이 가서 자초지종을 캐물었더니, 그 여학생이 ‘높은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에요. 학생이 가는 방향이 아파트 단지였는데, 그 때 ‘뛰어내리려고 하는구나’하고 직감했죠.”
군 장교 출신인 홍 씨는 군 시절 이성문제로 고민하던 부대원들을 상담해주던 경험을 살려 여학생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는 기숙사에 죽음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나왔다는 여학생을 타일러 학교로 돌려보냈다. “그 여학생은 이성문제로 힘들어 하고 있었어요. 좋아하는 남학생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상대방의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시간밖에 없다고 말해줬죠. 졸업이 몇 개월 안 남았기 때문에 지금은 연락을 중단하고 졸업하고 만나자고 말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니 수긍하더라고요.”
이후에도 여학생이 걱정이 됐던 홍 씨는 학교와 지역 여성단체에 연락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 양은 학교의 관심과 애정으로 무사히 학교를 졸업해, 현재 대학생활에 잘 적응 중이다. 홍 씨에 대한 감사장이 1년이 지난 뒤에야 전달된 것도 이 양이 재학 중에 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그가 상처받을 것을 우려해 학교 측과 홍 씨가 배려했기 때문이다.
환경운동과 청소년 인성지도에 관심이 많은 홍 씨는 현재 본교에서 사회복지학 연계전공을 하고 있다. 앞으로 그의 꿈은 무엇일까. “세종시에 환경운동단체를 만들어서 환경운동을 본격적으로 해나갈 생각이에요. 또한 이번 일로 인해 청소년 인성지도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환경단체와 청소년 봉사활동을 결합해 앞으로도 청소년들이 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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