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발전으로 로봇이 기사를 작성하는 시대가 왔다. AP 통신은 작년부터 기업 실적 발표 같은 단순 경제 기사를 모두 인공지능에게 맡겼다. LA타임스는 기사작성 프로그램인 ‘퀘이크봇(Quake Bot)’을 사용해 로스앤젤레스 주변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모아서 기사를 작성한다. 국내 언론사에는 아직 로봇저널리즘이 도입되지 않았지만 이준환(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부교수가 이끄는 연구팀 HCI+D(Human-Computer Interaction+Design)가 개발한 ‘프로야구 뉴스로봇’은 야구경기결과를 데이터 삼아 기사작성 알고리즘을 통해 짧은 기사를 써낸다.

로봇저널리즘으로 기자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기사작성 알고리즘을 도입한 AP 통신의 루 페라라(Lou Ferrara) 부사장은 지난 3월 20일 저널리즘 전문 매체 ‘저널리즘UK’와 인터뷰에서 “알고리즘 저널리즘의 확장이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부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원(본교‧미디어학부) 강사는 기사 쓰는 로봇이 인간의 직무를 얼마나 대체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P 통신에서 로봇이 기사를 쓴다지만 로봇은 정제된 데이터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제가 한정되지 않은 기획기사의 경우 사람이 기획하고 거기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 쓴다”라며 “이런 것을 로봇이 할 수 있는 영역인가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사작성 로봇의 등장이 기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예측했다. 블로터 미디어랩 이성규 랩장은 “현재 기자들은 질 높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한 시간과 여유가 없다”라며 “스트레이트 기사를 로봇이 대신한다면 기자는 저널리즘 가치를 가진 뉴스생산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쓰는 로봇의 도입은 기자들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기자들에게 기획기사를 준비할 기회를 줄 것이다. 로봇저널리즘이 정착된다면 로봇은 마치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기위한 산수를 대신해주는 계산기 역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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