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의 열전이 바로 이번 금요일이다. 2015 대학농구리그에서 총 14경기를 모두 이겨 승률 100%를 자랑하는 대학 최강팀 고려대 농구부는 정기전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갈 것이다. 정기전 연속 5승을 달성하기 위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오직 ‘필승! 전승! 압승!’을 위해 노력하는 고려대 농구부의 든든한 4학년 맏형 문성곤(사범대 체교12, F), 이동엽(사범대 체교12, G), 이호영(사범대 체교12, C) 선수를 만났다.

▲ 사진│서동재 기자 awe@

현재 국내 대학 농구 선수 중 최강이라 불리는 이들이지만 농구를 시작한 계기는 소소했다. 문성곤 선수는 운동화의 유혹에 넘어가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코치님이 운동화를 사주신다고 하셔서 농구장에 처음 발을 들여놓게 됐어요. 운동화 때문에 시작한 농구가 이제는 제 인생의 전부가 됐죠.” 이호영 선수와 이동엽 선수도 초등학교 시절 코치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농구의 세계로 들어오게 됐다.

특별할 것 없는 시작이었지만 무엇이 이들을 ‘특별한’ 선수들로 만들었을까. 이동엽 선수는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 앞에 놓인 일들을 무조건 열심히 해나가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작은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요.”

눈빛부터 자신감이 넘치는 이들의 화려한 모습 뒤에는 ‘포기’라는 단어가 항상 뒤따른다. 바쁜 일정으로 대학 생활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휴가도 1년에 2주 정도 뿐이다. 이호영 선수는 4년 동안의 대학생활 중 엠티를 못 가본 것이 가장 아쉽다. “제대로 된 엠티를 못 가봤어요. 농구부에서 워크샵을 가긴 하지만 또래 친구들끼리 가서 노는 엠티는 저희 모두 가 본적이 없어요.” 문성곤 선수는 여행다운 여행을 못 해봤다. “대학교에 와서 여행 계획을 항상 세우는데 실제로 가 본 적이 없어요. 졸업하고 시간이 나면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꼭 가보고 싶네요.”

4년간의 대학생활에 아쉬움도 남지만, 세 명의 선수 모두 그 시간동안 다양한 방면에서 성숙해졌다고 확신한다. 이호영 선수는 ‘소심이’에서 벗어나 내면적으로 변화했다고 자평했다.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는 정말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활발해졌고 말수도 많이 늘었죠. 고학년이 되면서 개념도 좀 생긴 것 같고요.” 이동엽 선수는 일명 ‘술 합숙’으로 변한 점을 이야기했다. “술을 자주 먹지는 않지만, 저희는 한 번 마시면 많은 양을 마시는 편이에요. 이런 환경에 있다 보니 주량이 많이 늘게 됐어요. 이것도 대학 생활을 통해 변화한 점 아닐까요?(웃음)”

남들과 같은 평범한 대학 생활은 아니어도, 그들에게 농구는 많은 것을 포기할만한 가치가 있다. 이동엽 선수는 농구를 ‘밥줄’이라고 표현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같이 해온 농구는 저에게 밥줄과 같은 존재에요. 농구가 없으면 살기 힘들어질 것 같거든요.” 이호영 선수는 ‘애증’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농구는 하고 있을 땐 부담스럽고 너무 힘들지만, 막상 안할 땐 생각나는 그런 존재에요.” 문성곤 선수가 옆에서 한마디 덧붙였다. “저에게 농구는 인생의 전부입니다.(웃음)”

마지막 고연전을 앞둔 이들의 목표는 소박했다. 이동엽 선수는 그저 다가오는 현실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일단 며칠 뒤에 있을 경기에서 이기는 게 목표에요. 이렇게 눈앞에 놓인 경기들을 하나둘씩 이겨나가다 보면 큰 목표를 이루겠죠?” 문성곤 선수는 무사고가 목표라고 했다. “올해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다쳤던 해였어요. 다른 목표보다도 진심으로 더 이상의 부상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어 이호영 선수도 매일 순탄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저는 하루하루 사고 없이 밥 잘 먹고 건강하게 보내는 게 목표에요. 부상이 잦은 운동선수에게 어떤 면에서는 가장 우선시되는 목표인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친 후 곧바로 농구장으로 향하는 그들은 마지막 고연전의 승리를 약속했다. “필승! 전승! 압승!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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