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 있는 연구소재 제공을 통한 연구개발 인프라 확보를 위해 1995년 과학기술부의 특성화 장려사업으로 연구소재은행이 시작됐다. 32개의 은행을 총괄, 관리하는 연구소재중앙센터 이연희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연구소재중앙센터란 무엇인가

“연구자들을 위해 연구소재를 보존하고 제공하는 은행 역할을 하는 곳이 바로 연구소재은행이다. 연구소재란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미생물 및 이들에 관한 정보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기초연구는 물론 산업화 연구에 사용되는 재료다. 연구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연구재료를 자신들이 직접 만들고 보관하는 것은 인력과 비용의 문제로 불가능하다. 모든 연구소재은행을 총괄하는 곳이 연구소재중앙센터다.”

 

- 연구소재은행이 제공하는 연구소재는 무엇인가

“30여 곳의 인체유래검체, 동물, 식물, 미생물 그리고 융합물질 은행이 있다. 에이즈(HIV)에 감염된 혈액, 세포주 같은 인체 유래 소재, 쥐, 제브라피쉬, 기생충, 체체파리와 바퀴벌레 같은 병을 일으키는 동물, 식물, 바이러스, 세균, 버섯 같은 미생물과 이런 생물들에서 추출한 유전자, 단백질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암 진단 키트를 만드는 화학자들이 암 조직을 떼어내 얼린 뒤 다이아몬드 칼로 잘라서 고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이런 경우 연구자들이 원하는 형태로 연구소재를 가공해서 제공하는 일을 하기도 한다.”

 

- 연구소재중앙센터의 학술적 의의는

“연구소재중앙센터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소재은행 운영 표준화다. 국제적 수준에 맞는 소재은행 운영을 위해 2013년 국내 최초로 연구소재은행 운영관리지침에 대한 단체표준을 제정했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추진 중인 생명공학기술 분야 국제표준 제정을 위해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구소재중앙센터는 자원은행의 국제 표준화 본보기가 되고 있다.”

 

- 연구소재은행의 연구 성과는

“연구소재은행은 2014년 한 해 동안에만 11만 1565개의 소재를 연구자에게 분양했다. 분양받은 소재로 763편의 논문이 발표됐고 이 중 705편이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술지 평가 기준인 SCI급이다. 기초연구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항생제 개발, 체외진단제품 허가, 병원성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 등 다양한 제품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필요한 성능검사에 분양된 소재가 사용되고 있다.”

 

- 연구소재중앙센터의 전망은

“시스템과 업적 면에서는 이미 전 세계 리더임을 자부한다. 이미 태국, 중국 등에서는 우리나라 연구소재중앙센터의 운영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각 연구소재은행이 표준화된 운영체계를 갖춰 신뢰성 있는 연구소재를 제공하는데 일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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