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장학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2016학년도부터 △학생 자치활동 장학금과 근로장학금으로 구성된 자유 장학금 △경제 형편을 고려한 정의 장학금 △프로그램기반 장학금인 진리 장학금으로 구성된 장학제도가 출범하며, 프로그램기반·필요기반 장학금이 대폭 확대된다. 이를 위해 별도로 100억 원의 장학기금을 마련한다. 성적장학금은 점진적으로 폐지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염재호 총장은 14일 본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미래인재 육성기금을 위한 장학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날 염재호 총장을 비롯해 신지영 학생처장, 이남호 교육부총장, 마동훈 미래전략실장이 참석해 개편안을 발표하고 기자 40여 명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장학금 예산 7% 증가한다

염재호 총장은 이번 장학제도 개편의 목표가 장학금이 결과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장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장학금, 정의장학금, 진리장학금의 3종으로 분류되는 새 장학제도 이름은 “자유·정의·진리”로 명명됐다.

장학제도 개편과 더불어 본교 장학금 예산이 2015학년도 333억 원에서 2016학년도 359억원으로 약 7% 증가한다. 자유 장학금엔 35억, 정의 장학금엔 200억, 진리 장학금엔 100억이 분배된다. 이미 예정돼 있는 성적 우수 장학금 24억 원은 2016학년도에 한정해 지급될 예정이다.

장학금 신청과 심사 방식 바뀐다

앞으로 재학생은 능동적으로 장학금을 신청해야 한다. 학생지원부가 소득분위별 장학금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제공하면 학생은 이에 따라 장학금을 직접 신청해야 한다. 소속 학과와 단과대학의 장학위원회가 학생과 상담을 통해 심사를 한다. 장학총괄위원회가 심사된 내용을 바탕으로 장학금 지급액을 확정하면 학생지원부가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학생지원부는 장학 포탈을 정비해 학생들이 쉽게 장학금 정보를 얻고, 신청할 수 있도록 정비할 예정이다. 장학위원회는 학과와 단과대학별 장학사정관으로 구성된다.

저소득층 학생 위한 장학금 및 기타혜택 확대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을 위한 교내 장학금 규모가 확대된다. 현재는 정부가 국가장학금으로 소득 2분위까지의 학생에게 국립대학 등록금 수준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면 본교가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염재호 총장은 기존 지원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생활 장학금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기초생활 수급자에겐 월 30만 원의 생활비와 기숙사 우선권을 주고, 차상위 계층은 근로장학금 제도에 우선 선발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염 총장에 따르면 근로장학금 시급을 시간당 만 원으로 올리고, 일주일 평균 10시간 일하도록 해서 월 평균 40만 원을 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염재호 총장의 발표 이후 기자들의 질의와 이에 대한 응답이 이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학생들과 장학제도 개편 논의를 하지 않은 이유는?

염재호 총장 | “새로운 정책으로 변화를 초래하면 기존에 존재하던 균형은 반드시 깨진다. 일부의 불만이나 문제점보다는 교육 철학에 주목해서 총체적 평가를 했으면 한다.”

신지영 학생처장 | “장학금 제도 개편을 3월부터 준비했고 7월 초에 개편안이 마련됐다. 그때부터 처장단과 교무위원에 방향을 말씀드렸다. 10월 말에 열릴 학생처장과의 대화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개편안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프로그램 장학 제도의 구체적인 모습은

염재호 총장 | “각 부처별, 단과대학 별로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장학금을 만들고 있다. 각 단과대학이 프로그램을 개발해 오면 학생처 장학위원회가 심사를 해서 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IT, BT 등 분야별로 장학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장학 프로그램을 각 단과대학이 마련해 신청한다면 단과대 별로 지원금 차이가 생겨 대학별 진통이 예상되는데

이남호 교육부총장 | “당연히 많이 개발한 대학에 더 많은 자본을 지원할 것이다. 학생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던 기존의 장학금 제도완 달리 학생이 프로그램 장학금 개발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교수나 직원과 상의해서 구체화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에게 돌아가는 장학금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늘어나는가

염재호 총장 | “개편 이후 생활 장학금은 교내 장학금의 48%를 차지할 것이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은 기존에 받던 장학금의 2배 이상을 받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소득 3~5분위 학생은 현재 국가 장학금에 비례한 매칭 펀드로 교내 생활 장학금을 일괄 지급 받았지만, 개편 이후 자동으로 교내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3~5분위 학생은 장학금을 신청하고, 장학위원회와의 상담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생활 장학금이 교내 장학금의 약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안다. 소득 1~5 분위에게 주던 장학금을 1~2 분위 위주로 준다면 오히려 생활 장학금 규모가 줄어드는 게 아닌가.

이남호 교육부총장 | “소득 3~5분이 학생들에게 매칭 장학금으로 나가는 것을 줄여서 1~2분위에게 집중하는 것이 맞다. 그렇다고 해서 3~5분위를 위한 장학금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업그레이드 된 근로장학금을 추가해서 이를 통해 장학금을 받도록 바꿀 것이다.”

염재호 총장 | “소득 5분위는 월평균 소득이 604만원으로 책정돼있다. 해당 학생에게 한 달 15만 원도 안 되는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은 장학금 의미에 적합하지 않다.”

-현재 고려대의 근로장학생은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선발됐다. 개편 이후 일정 소득분위 이하인 학생에게 근로장학생이 될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면 그 외 학생들은 기회가 없는건가

염재호 총장 | “우선적으로 낮은 소득분위 학생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자리가 남는다면 그 다음 신청하는 학생에게도 기회가 있다. 어려운 학생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선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성적 장학금이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의지를 높이는 유인책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 많다

염재호 총장 | “대학은 성적을 잘 받아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다니는 곳이 아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학점을 위해 재수강, 삼수강 하고 점수를 잘 주는 과목만 골라 다닌다. 치열한 경쟁 사회 병폐가 대학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다. 성적 유인은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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