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하러 고려대 들어갔어요, 나는.”

안희정(철학과 83학번) 충남지사는 본교 재학시절 학생운동에 열성이었던 사람이었다. 당시 학생운동을 하면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되기도 했다. 현재 충남지사로 일하는 그가 과거 재학생 시절 사회참여 활동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그런 경험을 간직한 그는 2015년을 살아가는 대학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을까. 서울역 근처에 위치한 충청남도 서울사무소에서 그를 만났다.

▲ 사진∣장지희 기자 doby@

안희정 지사는 학생 운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대학교’를 지성과 정열, 열정을 지닌 학생이 모인 곳이라고 봤다. 그에게 대학생은 대한민국의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였다. “중·고등학교 시절 철이 들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을 가지게 됐어요. 이후 1980년 5월 광주학살의 원흉이었던 전두환 대통령을 무너뜨리고자 1983년 대학교에 들어갔죠. 어느 시대에나 청년과 학생이 그 시대의 양심과 정의의 등불이었어요. 위기 때마다 선봉에 선 것이 바로 청년과 학생이었죠. 그래서 학생으로서 의로운 행동을 하기로 했던 거죠.

혁명을 꿈꿨던 대학생에서 행정가가 된 안희정 지사는 우리나라 정치인의 지도력이 청년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과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결국 정치인들의 지도력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정치와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봐요. 충남지사로 일하고 있는 현실 정치인 입장에선 미안하죠. 그럼에도 대학생들이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역사와 사회에 대해 문제의식을 깊게 가지고 키웠으면 좋겠어요.” 이어 그는 학생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것을 권유했다. “국가의 주권자인 대학생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찾고 선거캠프에 동참해줬으면 좋겠어요. 차선 정당이나 후보라도요. 주권자가 자기의 정부를 선택하는 선거의 과정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니까요. 최악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거죠.”

안 지사는 대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더 이상 ‘엄마 말대로 해’와 같은 말들로 자신들의 의식을 부모세대로부터 거세당하지 않았으면 해요. 학생들 스스로가 판단하고 대안이 아니면 다른 것을 찾기 위해서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취업문제에 대해선 저도 청년실업의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할테니 여러분도 함께 고민해주세요.”

이어 그는 현 청년들을 ‘열 받는 세대’, ‘폭발하는 세대’로 표현해야 한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N포 세대’란 말은 잘못된 것이다. 기성세대나 언론이 청년을 관찰해 붙인 말이기 때문이란 것이다. “포기란 단어는 좌절, 후퇴라는 개념과 이어져 전혀 살아있지 않은 사람의 용어예요. 청년들이 더 이상 움츠러들지 말고 열 받고 분노한 것을 눈치보지 말고 말하고 싶으면 말하고, 지르고 싶으면 질렀으면 해요.”

안희정 지사는 정치적 신념을 형성하는 청년기에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자기가 신념을 갖는 것하고,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다른 거예요. 정치활동을 하는 청년기 때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과시하는 등 많은 우를 범해서 친구관계가 깨지곤 하죠. 대화를 나눌 때 선과 악의 개념을 가지고 상대방을 공격하기보단, 끊임없이 진리를 탐구하는 소크라테스의 대화법을 통해 친구관계나 토론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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