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외교, 문화예술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독도를 알리기 위해 애써온 이가 있다. 본교 공공행정학부 객원교수와 국립외교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문화예술단체인 ‘앙상블 라 메르 에릴’의 대표인 이함준 대표다. ‘우리의 음악, 우리의 문학, 우리의 그림으로 독도를 알릴 필요가 있다’며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독도 알리기의 중요성을 말하는 이함준 대표를 만나봤다.

▲ 사진| 서동재 기자 awe@

이함준 대표는 지난 30여 년간 외교관으로서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며 한국의 외교 일선에서 근무해 왔다. 이 대표는 직업상 자연스럽게 한일관계를 비롯한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러던 중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독도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정부차원에서 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민간차원에서 문화적으로 독도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라 보았죠. 특히 독도를 잘 모르는 외국인과 일반 대중에게 문화적 측면에서 독도를 알린다면 공감대를 확산할 수 있고 오래 기억하게 하는 좋은 방안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평소에 친분이 있던 예술가들과 뜻을 모아 2012년에 앙상블 라 메르 에릴을 설립하게 되었어요.”

앙상블 라 메르 에릴은 초기엔 주로 음악회를 열어 우리의 삶 속에 독도가 있다는 것을 각인시키고, 올바른 동해 표기를 위해 힘써왔다. 작곡가를 위촉해 자체적으로 독도의 모습 등을 표현한 창작곡을 만들어 공연할 정도로 독도를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해온 것이다. 앙상블 라 메르 에릴에 속한 100여 명의 예술가들 중에는 음악가뿐 아니라 미술가, 시인, 무용가 등도 있다. 이함준 대표는 이 중 미술 작가들과 협의하는 과정에서 정기 연주회 외에 미술전 기획도 함께 하게 되었다. “독도가 단지 교과서나 논문에서 나오는 개념으로만 인식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양하게 표현된 예술작품을 통해 독도를 접하면서 독도가 우리 문화의 일부이자 삶의 일부임을 알리고 싶어요. 그리고 작가마다 독도에 대해 제각기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어요. 같은 독도를 보면서도 어떤 작가는 주위에 펼쳐진 식물을 위주로 그려내고, 어떤 작가는 의인화한 동물이 독도에 소풍가는 것으로 표현하기도 하거든요.”

이함준 대표는 전시에 참여한 대다수의 작가들과 함께 올해 5월 16일 독도에 입도했다. 이 대표는 그 날 작가들이 천천히 독도를 둘러보며 사진을 촬영하고 작품 스케치를 했다고 말했다. “미리 행정기관에 허락을 얻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약 8시간 동안 머물면서 독도와 주위 풍경을 관람했어요. 아침까진 흐렸는데 오후 1시부터 날이 개어서 다행이었죠, 헬리포트 위에서 섬 풍경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배타고 섬 근처를 둘러보기도 했어요. 이 때 보고 온 독도의 모습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이번 전시에 좋은 작품들이 나온 것 같아요.”

이번 동해·독도 특별전의 제목 ‘독도 오감도’전에서 오감도는 5개의 감각을 뜻한다. 여러 각도에서 독도를 보고, 느끼고,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독도엔 바람이 있고, 별이 있고, 파도도 있고, 괭이 갈매기도 있죠. 그와 같은 자연 속 독도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게 의미가 있잖아요. 새들의 고향이자 별들의 고향인 독도를 오감으로 느끼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창립한 지 3년이 된 앙상블 라 메르 에릴은 이제 기반을 닦는 단계로 내년엔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지금은 서울에서 많은 문화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지방과 해외까지 넓혀서 공연과 전시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요. 음악, 미술, 학술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이 어우러져 문화예술 활동을 통한 독도 알리기가 전국을 넘어 세계까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번 전시가 그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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