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1 21:45 (월)
산업 여건과 창작환경 열악한 한국 애니
산업 여건과 창작환경 열악한 한국 애니
  • 이경주 기자
  • 승인 2015.11.23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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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잇고~ 렛잇고~!(Let it go, let it go)’, ‘두유 워너 빌더 스노우맨?(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지난해 겨울 한국을 강타했던 ‘겨울왕국’에 나오는 노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겨울왕국>은 누적관객 1000만 명을 넘어 한국 역대 박스오피스 14위를 기록했다. 이는 <왕의 남자>, <괴물>, <인터스텔라> 등의 누적관객수과 비슷한 수준이다. <겨울왕국>의 흥행은 각종 연관 상품의 소비로 이어졌다. 캐릭터 상품판매는 물론이고 제빵, 식품 등에 캐릭터가 사용됐고 OST로 사용된 ‘Let it go’는 음원차트 올킬(모든 음원사이트 차트 1위)까지 이뤄냈다. 애니메이션산업을 비롯한 문화산업은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이 수월해 산업적인 가치가 크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에 정부도 국내 문화 산업을 육성시키고자 발 벗고 나섰다.

▲ 일러스트|주재민 전문기자

해외 애니메이션 영화의 돌풍

최근 해외 애니메이션은 한국의 극장가를 흔들었다. 지난해 상영된 <겨울왕국>을 필두로 올해 <인사이드 아웃>, <미니언즈> 등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국내 영화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17일 현재 <인사이드 아웃>의 누적관객은 496만 명, <미니언즈>의 누적관객은 262만 명으로 집계됐다. <인사이드 아웃>은 높은 완성도로 개봉 전부터 호응을 얻으며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4위를 기록했다. <인사이드 아웃>은 개봉 당시 미국의 영화 전문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98%, ‘메타크리틱’에서는 94점을 받아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션이란 평가를 받았다.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뿐만 아닌 20-40대 관객층 역시 사로잡았다. CGV의 예매 통계를 통해 본 <미니언즈>는 30대 관객층의 비율이 42.8%로 가장 높았고 20대와 40대 역시 각각 22.2%와 31.7%를 기록했다. <겨울왕국> 역시 30대의 예매율이 37.9%로 가장 많았다. 흥행 애니메이션에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년 2분기 콘텐츠산업동향분석보고서’에서는 ‘애니메이션 영화에 대한 인식이 아이들이 보는 영화에서 자녀와 부모가 함께 보는 가족영화라는 인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유통구조와 수익창출

국내 애니메이션도 방송‧통신 융합과 뉴미디어의 확산에 따라 애니메이션의 제작, 유통구조 및 비즈니스모델이 변화했다. 특히 유통채널의 다양화로 해외 각지로 전파되며 한류의 한 몫을 맡고 있다.

TV 방송에만 의존하던 유통구조에서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유통채널이 다양해졌다. 특히 인터넷‧모바일 앱을 통해 애니메이션이 확산되고 있다. 새로운 유통채널 중 하나는 유튜브이다. 유튜브는 소비자가 영상을 보는 것을 통해 광고 수입이라는 명목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이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다양한 유통채널이 등장하며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으로 한국 애니매이션을 접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국산 캐릭터인 <뽀로로>와 <타요>의 유튜브 조회 수는 1억 회 이상을 기록했다. 유통채널의 변화로 애니메이션의 국외 전파가 수월해진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타요’ 공식 채널의 92%가 해외에서 시청하는 것이며 ‘타요’ TV앱 다운로드의 95%가 해외에서 이뤄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기본 언어를 영어로 설정한 동영상을 업로드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국내를 벗어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만의 매출뿐만 아니라 캐릭터 제품, 음악, 게임 등 부가 산업의 매출도 증대시킨다. 문화콘텐츠산업은 각 산업 간 연계효과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크다. 애니메이션산업 역시 하나의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OSMU(One Source Multi Use)의 대표적인 예이다.

애니메이션의 OSMU를 가장 잘 이용하고 있는 곳으로는 ‘디즈니’가 있다. 미키마우스와 도널드 덕 같은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디즈니월드’ 같은 테마파크를 통해 수익을 얻거나 공연, 캐릭터 상품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해외진출로 연계가 가능한 산업도 함께 진출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 완구업계는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캐릭터를 구매하는 아이들의 소비행태를 반영해 완구와 애니메이션을 함께 수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로보카폴리>는 프랑스 애니메이션 채널인 ‘굴리’를 통해 방영되며 함께 프랑스로 진출한 <로보카폴리> 완구도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프랑스 진출 첫해인 2012년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유아용 캐릭터완구 판매 1위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유아(Free School) 완구 브랜드 2위를 차지했다.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편중된 국내 시장

국내 애니메이션의 해외진출 선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중소기업 중심의 취약한 창작 환경과 TV방송을 기반으로 한 영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치우쳐있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또한, 열악한 산업 여건으로 전문 인력이 부족하고 불법복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기환(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유아용이 수익이 나기 때문에 유아용 애니메이션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다”며 “좋은 인력이 부족하고 좋은 작품이 나오기 힘든 등 국내 애니메이션은 산업적 구조가 취약하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은 문화예술이기에 문화적인 가치를 존중해줘야 하지만 한국은 애니메이션의 산업적인 측면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손기환 교수는 “애니메이션을 산업적 가치로만 보면 안 된다”며 “인디나 언더에서의 애니메이션 창작 환경은 열악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애니메이션 기술은 일본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원령공주> 등 유명작품 제작에 참가할 정도의 우수함을 보여줬지만 창작애니메이션에서만큼은 마땅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극장용 애니메이션 역시 누적관객 220만 명을 달성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의 흥행작은 찾아보기 힘들다.

취약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을 개선하고자 정부도 국내의 애니메이션 사업을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장관=김종덕, 문체부)는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의 기존 문제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애니메이션, 캐릭터, 음악 등 문화콘텐츠 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애니메이션 분야에 2000억 원, 캐릭터 분야에 1300억 원, 투자펀드에 500억 원 등 총 3800억을 투자해 각 산업을 육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계기로 애니메이션산업의 기획·제작 및 유통 지원에 집중해 산업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참고문헌|성숙희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의 현황과 가능성’, 이한석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산업발전 방안 연구’, 한국콘텐츠진흥원 ‘201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 이주영 ‘국내 애니메이션산업 현황 및 뉴미디어 확산에 따른 유통환경 변화’, 김형모 ‘문화콘텐츠산업의 비즈니스 활성화 방안 연구 -TV애니메이션 산업을 중심으로-’, 김평수, 윤홍근, 장규수 <문화콘텐츠산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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