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 코엑스, ‘2015 창조경제 박람회’장에 들어서자 구글과 삼성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VR’, 구글의 ‘카드보드 2.0’,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 등 현재 판매 중인 VR(Virture Reality, 가상현실) 기기를 체험해보기 위해서다. VR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을까, 직접 경험해봤다.

▲ 사진|서동재 기자@

골판지로 만든 ‘카드보드 2.0’

기자는 이날 삼성 ‘갤럭시 기어 VR’와 구글 ‘카드보드 2.0’을 체험했다. 구글 ‘카드보드 2.0’은 1만 원 내외로 구매가 가능한 단순한 구조의 기기다. 이처럼 단순한 구조에 가격까지 저렴한 이유는 가상현실(VR) 기술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자이로스코프 센서나 가속도 센서, 디스플레이 등을 스마트폰으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이로스코프 센서는 물체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센서로 사용자가 보고 있는 방향을 스마트폰이 인식하도록 한다. 가속도 센서는 물체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자이로스코프는 한발 더 나아가 움직임의 방향까지 인식한다.

‘카드보드 2.0’은 이름에 걸맞게 황토색 골판지에 렌즈를 달아놓은 망원경 모양이다. 동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끼운 망원경 모양의 ‘카드보드 2.0’을 들어올려 두 개의 렌즈가 달린 구멍을 들여다봤다. 익숙한 아이돌 가수가 나와 소파가 보이는 가정 집 거실에서 춤을 춘다. 3D 영상과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카드보드 2.0’을 손에 든 채 고개를 돌리니 시선을 따라 영상이 움직인다. 기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한 바퀴 빙 돌자, 마치 가정 집 거실에서 여러 아이돌 가수가 서로를 마주본 상태로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가상현실의 실재감

‘갤럭시 기어 VR’로는 좀 더 사실적인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갤럭시 기어 VR’은 삼성전자와 VR 기업인 오큘러스가 합작한 VR기기다. VR기기 자체에 가속도 센서와 자이로스코프 센서가 내장돼 사용자의 움직임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단풍 나무로 선명한 화면을 가득채운 모니터가 즐비한 삼성부스를 찾았다. 10분을 줄서 기다린 끝에 체험 부스에 앉아 ‘갤럭시 기어 VR’와 헤드폰을 착용했다. 안경을 쓴 사람은 안경을 벗고 착용해야 하지만, 기기 자체의 휠을 통해 초점거리를 조정할 수 있어 안경을 낀 것처럼 선명하게 볼 수 있다. 기자 역시 안경을 착용하지만 착용한 뒤에 보는 부분에서 큰 문제를 느끼지 못했다. 기기를 끼자 메인화면이 보였다. 메인화면의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었다.

우선 롤러코스터 영상을 체험했다. 실제 롤러코스터에 탑승해있는 기분이다. 실제 영상을 촬영한 것이라 더욱 생생한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돌리면 진짜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롤러코스터가 출발한 뒤 천천히 덜그덕 덜그덕 소리를 내며 올라가던 열차가 멈춰섰다. 순간, 시야가 아래로 푹 꺼졌다. 롤러코스터를 실제로 타는 것처럼 빠르게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가상의 롤러코스터 체험을 끝내고 이번에는 게임을 선택했다. 게임의 종류가 생각보다 다양했다. 기어 VR은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다른 콘텐츠를 다운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롤러코스터 영상 체험 후 어두운 동굴을 손전등을 비춰가며 돌아다니는 게임을 이어갔다. 조이스틱을 이용한 게임 조작이 생각보다 어려워 캐릭터를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들었다. 캐릭터움직임의 조정이 가능한 게임은 영상에 비해 더욱 실감났다. 실제와 똑같은 소리를 재현하지 못하는 영상에 비해 게임은 고개를 돌리는 것에 따라 소리가 입체적으로 들렸다. 마치 눈앞에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 느낌이었다. 체험 이후 약간의 어지러움이 있었지만 처음 경험하는 가상현실의 세계는 ‘신세계’였다. 어느 곳으로 눈을 돌려도 펼쳐지는 가상현실은 ‘현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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