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계천 덕인서림에서 김수경 씨가 '설레어함'을 포장하고 있다.사진ㅣ서동재 기자 awe@

줄어든 독서인구와 대형 중고서점, 온라인 서점의 등장으로 헌책방 거리는 하나둘 사라져 갔다. 1959년부터 형성된 청계천의 헌책방은 200소에서 현재는 20소만이 남았다. 사라져가는 헌책방을 살리기 위해 큐레이션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연세대 인액터스 동아리 ‘책 It Out’팀은 2015년 6월부터 청계천 덕인서림과 밍키서점에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책 It Out’에서 ‘설레어함’이란 큐레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팀장 김수경(연세대 영문12) 씨를 만나봤다.

- 어떻게 설레어함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나

“서울시 헌책방을 살리고 싶었어요. 일반 서점뿐 아니라 중고서점마저 대기업이 독점하는 것이 안타까웠거든요. 한때 대학생들의 도서문화 거점이었던 청계천 헌책방을 살려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사업방식은 랜덤으로 화장품을 배송해주는 미미박스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재미를 느끼고,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큐레이션 서비스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사업을 시작하며 책의 테마도 분류하고 소비자가 뭘 좋아할지 생각하며 헌책방 사장님과 함께 북 큐레이션 서비스를 진행하게 됐어요.”

- 어떻게 운영되나

“주문은 간단해요. 먼저 테마를 적고 요청사항을 적어 배송요청을 하면 돼요. 테마에는 새벽 2시의 감성, 일상 속 여유 한 모금,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 안알랴줌(100%랜덤), 빛나라 지식의 별, 내가 성찰 고자라니 총 6가지 테마가 있어요. 랜덤은 너무 복잡하거나 선택이 고민될 때 선택하면 돼요. 고객이 온라인으로 책을 주문할 때 요청안에 자유로이 글을 쓰고 테마 하나를 정하게 돼있어요. 사장님은 고객이 고른 테마와 요청사항을 고려해 책을 직접 고르시죠. 예를 들면 ‘취업 준비를 하는데 너무 힘들다. 위로받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책을 읽고 싶다’는 요청사항과 ‘일상 속 여유’를 테마로 고르면 에세이나 가벼운 소설 등을 추천해주곤 해요.“

-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기존 서점은 특정한 책이 어디 있는지 찾아봐 주는 정도가 전부였다면, 설레어함은 고객들에게 직접 책을 추천해주면서 재미를 느끼게 해줘요. 헌책과 함께 설렘도 함께 전달하는 게 저희 목표거든요. 또 설레어함은 최대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려 노력해요. 예를 들어 고객이 ‘한국문학’을 좋아한다고 요청사항에 적으면 한국문학 안에서 책을 골라주는 식이에요. 저희는 3개월 혹은 6개월 정기구독 서비스도 진행하는데, 구독기간이 끝나고 재신청을 하는 고객들이 꽤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설레어함에 만족하는구나 싶죠.”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청계천 헌책방 거리만의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헌책방 거리 온라인 홈페이지나 정기구독형태를 고민하고 있죠. 또 청계천 헌책방 거리도 함께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헌책방 사장님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고 헌책방 거리의 역사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해서죠. 작년엔 청계천 헌책방거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서울도서관에서 ‘청계천 헌책산책’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행사를 통해 거리를 알리고 많은 사람들이 헌책방거리를 다시 찾아왔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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