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삼시 세끼를 제대로 챙기기에는 식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학교 근처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면 적어도 5000원, 학식 역시 3000원은 돼야 먹을 만하다. 그나마 한 달에 30여만 원 정도 수입이 있지만 하루에 만 원꼴로 나가는 식비 덕분에 4학년인 현재까지 부모님께 손 벌려 용돈을 받는다. 

  서울대에선 지난 해 2학기부터 시작한 ‘천원의 아침’을 올해부터는 저녁식사까지 확대 운영한다. 덕분에 서울대 학생들은 1000원으로 국과 반찬, 국이 나오는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의 재료 원가는 1000원을 웃도는 1400여 원. 인건비와 기타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천 원은 터무니없이 착한 가격이다. 서울대는 발생하는 운영적자를 대학발전기금에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성 언론들은 대학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생각해주는 훈훈한 이야기라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짐작하겠지만 서울대 학생의 절반가량은 괜찮은 집안에서 자랐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공개한 ‘2013~2016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에는 42%, 2014년에는 51.3%, 2015년에는 48.3%, 2016년에는 49.1%가 특목고, 자사고, 강남3구 일반고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적어도 학부생의 경우, 잘사는 집 아이들이 꽤 많은 학교인 셈이다. 이렇게 빈부 구분 없이 동일하게 낮은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은 무상급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1000원의 차이가 있을 뿐, 서울대의 ‘천원의’ 시리즈는 무상급식과 같은 결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의 이 같은 생각은 전남대, 삼육대 등 다른 학교로 퍼져나가고 있다. 지금은 몇 개 대학의 1000원짜리 식사지만 사회로 퍼져나가 복지제도의 인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무상급식에 그토록 열을 냈던 기성 언론들이 서울대의 천 원에는 찬사를 보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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