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금시간 갈 곳 마땅치 않아
교대로 당직서는 방안도

 

  안암학사 여자기숙사의 치안을 위한 ‘통금 시스템’과 ‘관리인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3시간 남짓 학생의 출입을 막는 통금의 경우 안전 효과가 미미하며, 밤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기숙사 내에는 경비원이 근무하지 않는다. 

 

  여자 기숙사에서만 시행되는 통금
  
안암학사의 통금 시간은 2013년 8월까지 남녀기숙사 공통으로 오전 12시 30분부터 5시까지였다. 하지만 그 해 9월에 남자기숙사의 통금은 폐지됐고, 여자기숙사의 통금은 오전 2시부터 5시까지로 시간이 변경됐다. 46대 안암총학생회(회장=황순영)와 안암학사 운영팀은 모든 기숙사의 통금을 해제하는 방향으로 논의했으나, 이 시기에 부산대 여자기숙사에 외부인이 침입해 여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하며 여자기숙사에 한해 통금이 유지됐다. 최은희 안암학사 주임은 “부산대 기숙사 사례와 같은 사건 예방을 위한 선택이었으며 학부모들의 바람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 측면에서 통금은 실효성이 부족하다. 구관에 3학기 째 거주 중인 김효정(미디어 15) 씨는 “통금 때문에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현재 48대 안암총학생회(회장=박세훈, 안암총학)는 ‘교육권리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기숙사 통금 폐지를 요구 중이다. 안암총학은 요구안을 통해 안전 문제는 야간 당직으로 해결 가능하며, 대체 공간을 제공하지 않고 통금을 실시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자기숙사에는 없는 통금이 여자기숙사에만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정민 양성평등센터 주임은 “위험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이라며 “여성에게만 통금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에 근거한 것이며, 성별을 떠나 인권에 대한 통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2시 이후엔 관리인 없어
  
야간에는 기숙사를 관리하는 직원이 없어 안전문제나 생활 속 애로사항도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밤 12시까지는 경비원이, 이후부터 새벽 2시까지는 사감보나 생활지도위원이 기숙사를 관리한다. 하지만 사감보와 생활지도위원은 기숙사 내에 거주하는 일종의 학생 사감으로 경비원의 근무를 완전히 대체하고 있지는 못하다. 또한 새벽 2시부터 5시까지는 공식적인 관리인이 없다. 

  3학기 째 신관에 거주 중인 김채윤(경영대 경영15) 씨는 “밤 12시에서 2시 사이에는 출입문 옆 로비에 경비원이 없어 외부인이 학생들을 따라 들어와도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암학사 측은 현재 2명인 경비원을 3명으로 늘려 24시간 당직을 가능하게 하는 논의가 있지만 확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암학사관리운영팀 허채승 씨는 “야간 시간에 발생하는 문제는 기숙사에 상주하는 생활지도위원에게 문의하면 된다”며 “학기 초 생활지도위원이 자신이 거주하는 호수를 구두로 공지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상 생활지도위원은 학생의 신원 확인 및 벌점 제도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하고 있으며, 야간 근무에 대한 공지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허채승 씨는 보다 확실한 안내를 위해 각 층을 담당하는 생활지도위원의 연락처와 호수를 벽보로 게시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통금 없이 운영되는 서울대 기숙사
  
서울대학교 학생기숙사 ‘관악사’의 남녀 기숙사에는 공통적으로 통금이 없다. 관악사 행정팀 이혜림 씨는 “보안을 위해 카드키와 손등인식 시스템을 사용 중이고 경비원이 교대로 야간 순찰을 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학내에 통금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본교 외국인 학생들이 사용하는 국제기숙사인 CJ International House에도 역시 통금이 없다. 경비원은 3인이 돌아가며 24시간 당직을 서는 형태로 근무 중이다. 안암학사 관리운영팀 지윤희 씨는 “교원들도 입주해 있는 데다 자유로운 기준에 익숙한 국제학생들의 기숙사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통금이 없지만 안전사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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