轉禍爲福(전화위복), KBS와 SPOTV에서 축구 해설을 맡고 있는 김태륭(체육교육과 02학번) 씨의 인생엔 이 사자성어가 딱 들어맞는다. 그는 대학 시절 축구부 코치와 불화를 겪게 됐고 이것은 그의 프로선수시절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국, 그는 프로선수시절 뚜렷한 성과 없이 은퇴하게 됐고 축구행정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U-17 월드컵 조직위원회를 시작으로 그는 2011년엔 본교 축구부 코치를 맡기도 했다. 축구선수가 아닌 축구인의 인생에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작년 한 해 동안 K리그를 포함해 UEFA 챔피언스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 170여 회의 중계방송을 진행해 해설위원 방송횟수 최다 신기록을 세울 만큼 인기 있는 해설위원이 됐다. 성공적인 제2의 축구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그로부터 ‘축구 해설위원으로서의 김태륭’에 대해 들어봤다.

 


  - 해설위원으로 이직한 계기는 무엇인가
  “2011년 10월 전역을 한 달 앞두고 SBS에서 축구해설위원을 뽑는다는 공고가 났어요. 지원하고 나서 연락이 없어 고려대 축구부 코치직을 승낙했는데 12월에 같이 일해보자고 연락이 왔어요. 결국 감독님께 허락을 맡고 주말에만 중계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이 지나니 신체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양쪽 일을 동시에 하기에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고 제가 더 진정으로 즐기는 직업을 택하자는 생각이 들었죠. 코치 업무를 저녁까지 하고 곧바로 방송국에 가서 새벽까지 중계하는데 이상하게 중계석에 앉으면 피곤이 확 달아났어요. 이런 제 모습을 보며 해설위원 일이 내가 가장 즐기고 좋아하는 일이구나 느끼게 됐죠.”

  - 해설위원이 되기 위해 한 노력은
  “유럽축구 중계를 맡게 되면서 유럽 축구팀들의 전술, 선수 이름 등을 지속적으로 공부했어요. 현장감 있는 중계를 위해서 6개월 정도 톤, 발음, 간결하게 말하는 법도 연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멘토인 이용수, 한준희 해설위원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 스포츠 해설위원을 꿈꾸는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은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선수 출신들은 머릿속에 있는 축구 지식을 말로 간결하게 풀어내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비선수 출신들은 좀 더 현장감 있는 중계를 하기 위해선 축구 자체에 대해서 더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수비수들이 후반 40분이 지나서 오버래핑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생생하게 전달해주기 위해선 그 느낌을 직접 겪어봐야 하죠.”

  - 어떤 해설위원이 되고 싶은가
  “어떤 해설을 했는지 기억에 남지 않는 해설위원이 되고 싶어요. 축구 경기의 주인공은 해설자나 심판이 아니라 선수들이 펼치는 축구 그 자체잖아요. 제 해설이 팬들의 기억에 남기보단 팬들이 제 해설을 통해서 축구 그 자체를 보길 원합니다. 한 가지 더 희망한다면 좋아하는 일인 만큼 오래도록 이 자리에 남아있는 해설위원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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