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versity Plus 5월 특강의 일환으로 진행된 ‘금수저론 나는 왜 분노해야 하는가’가 26일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장하성(경영대 경영학과) 교수가 연사로 나선 특강에는 2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한국은 지난 20년간 지속해서 불평등이 심화했으며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심각하다.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 수준(임금 최상위 10%/최하위 10% 값)은 4.7로 OECD 회원국 33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장하성 교수는 “경제성장의 성과가 개인 삶의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사회에 불평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장하성 교수는 한국의 불평등 원인으로 경제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상승률과 임금 격차를 꼽았다.

▲ 지난 26일 백주년기념관 국제원격회의실에서 장하성(경영대 경영학과) 교수가 학생들에게 한국의 불평등에 대해 강연하고있다. 사진 | 이명오 수습기자 news@kunews.ac.kr

불평등 심화는 재분배의 문제

우리나라는 근대 자본주의에서 유례없는 빠른 발전을 이뤄냈지만 경제 성장이 국민의 소득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가계소득의 95%는 임금이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경제성장률과 실질임금상승을 비교해본 결과, 한국은 1990년에 비해 현재까지 24.5%의 경제성장을 했다. 그에 비해 평균 실질임금은 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하성 교수는 “최하위 빈곤층은 경제성장과 무관한 삶을 사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임금 소득의 불평등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고용노동부의 ‘매월 노동통계조사’에 따르면 1980년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격차(제조업 기준)는 91% 수준이었다. 2014년 들어 53.2%로 중소기업의 임금이 대기업의 50% 수준까지 벌어지게 됐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차이 역시 소득 불평등을 불러일으켰다.

 

일부가 독차지한 경제 성과

특강에서 장하성 교수는 “경제성장의 성과가 국민에게 돌아가지 않고 기업에 남아있는, 기업이 부자가 되는 상황”이라며 사내유보금이 지속해서 적립되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기업은  세금이나 배당금 등으로 외부에 유출되는 부분을 제외한 순이익을 기업 안에 사내유보금으로 적립할 수 있다. 이는 기업이 설비를 확장하거나 안정배당을 하기 위해 저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하성 교수는 유보금이 줄어들지 않고 계속 쌓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한국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중소기업의 당기순이익 규모는 국내 당기순이익 전체의 35.3%를 차지하는 한편 100대 기업은 당기순이익 전체 중 59.6%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고용의 4.1%를 차지하는 100대 기업이 전체 고용의 71.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보다 많은 당기순이익을 얻고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사회

장하성 교수는 한국사회를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든 사회’라고 표현했다. 장하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창업 신화가 끊긴 지 20년이 넘었다”며 그 원인에 대해 “경제가 한쪽으로 성과를 치우치게 분배한 것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흙수저 극복을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공정한 경쟁과 기회를 가져야 하며 공정하게 분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못한 구조에 대해 청년들은 당연히 분노해야 하며 행동을 보여야 세상이 바뀐다고 말했다. 공정하지 않은 사회에 순응하며 자신 혼자만 긍정적으로 산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장 교수는 이런 구조 속에서 절대다수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교수는 “자신을 힐링하는 데 그치지 말고 세상을 힐링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동완(경영대 경영09) 씨는 “10년 전에도 ‘88만 원 세대’의 결론이 청년세대의 분노였는데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대안을 청년세대의 분노로 말씀하신 것을 들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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