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식품시대, 소비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GMO 식품시대, 소비자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을까
  • 이주형 기자
  • 승인 2016.07.30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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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소비하는 GMO 식품 45kg
현행제도 3% 안 넘으면 표시 안해
식품업계 "유통이력 추적 어려워"
시민단체 "소비자 알 권리 충족해야"
 

아침밥으로 간단하게 먹는 시리얼, 요리할 때 간을 맞추는 간장,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편의점 음식. 모두 GMO가 들어간 식품들이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은 GMO가 60%이상이다. 사실상 콩기름, 고추장, 된장, 간장 등 거의 모든 가공 식품에 GMO가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 연간 1인 소비하는 GMO 식품은 무려 45kg에 이른다.
 
전 세계 재배작물의 90% 차지한 GMO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DNA를 자르거나 삽입해 원하는 형질을 만들어낸 생명체다. 식량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에서 개발된 GMO는 이제 인류에게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다.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서 1800만 명의 농민이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서 1800만 명의 농민이 GMO 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GMO 작물 주요 생산국인 미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10개국의 2014년 GMO 재배 면적은 1억 7062만 헥타르로 전 세계 재배면 적의 91.7%를 차지했다. GMO 재배가 시작된 1996년의 약 100배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GMO 식품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로 수입된 GMO의 전체 물량은 1082만 톤으로 세계 4위다. 수입 물량의 214만5000톤은 식용으로, 809만2000톤이 사료나 기타 가공용으로 쓰인다. 국내 마트의 옥수수기름과 콩기름은 NON-GMO보다 GMO가 많다.
 
수입된 모든 옥수수와 국내에서 재배된 옥수수의 총량은 대략 828만 톤이다. 이중 식용으로 사용되는 NON-GMO옥수수는 100만 톤, GMO옥수수는 120만 톤이다. GMO 콩 물량도 NON-GMO 콩에 비해 높은 수치다. 45만 톤의 NON-GMO 콩은 콩나물, 두부, 장류 제조에 사용하며, 나머지 115톤의 GMO 콩은 식용유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 직원은 “기관마다 조사 자료는 다르지만, 올리브유나 견과류를 제외한 콩으로 만든 기름은 GMO가 NON-GMO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식을 줄 모르는 GMO 안전성 논란
1999년 세계무역기구 위생검역 협정의 적용대상 포함 여부 문제제기
       OECD GMO 안전성 문제 규제조치 필요성 논의
2005년 러시아 에르마코바 박사 유전자 변형 심포지엄에서 “GMO 콩 먹은 쥐
​        생후 3주 안에 사망할 확률 6배 높아”
       네이처지 전문가 그룹은 “에르마코바의 연구결과는 신빙성의 낮다”고
​        결론
2006년 GM면화를 재배하는 인도에서 양과 염소가 괴사했다는 소문
       인도 안드라프라데스의 정부 관계자는 2007년 4월 양과 염소의 죽음이
​        GM면화 때문이 아니라고 공식발표했다.
2012년 프랑스 칸 대학 질 에릭 세랄리니 교수 “GMO 옥수수 먹은 쥐 2년 뒤
        암 걸려”
       영국 애든버러 대 앤서디 트레와바스 교수 “쥐 200마리론 의미 있는 결
​        론 도출 부족”
2015년 국제암연구소 제초제 글리포세이트 발암물질로 분류
       미국 과학한림원 900여 편의 연구논문 심층 분석 “GMO 식품 안전하다”

GMO 식품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GMO가 처음 상용화 된 90년대 후반부터 계속되고 있다. 1999년 세계무역기구(WTO)는 GMO 농산물을 식품안전 및 공중보건과 관련된 위생조치를 위해 위생검역(SPS)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안전성문제와 관련된 규제조치의 필요성을 두고 논의를 진행했다.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은 GMO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돼 규제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개발도상국은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2012년 프랑스 칸대학의 질 에릭 세랄리니 교수는 2년 동안 쥐 200마리에게 GMO 옥수수(NK603)를 먹인 결과 대부분 암에 걸렸다고 발표했고, 이에 영국 에든버러대 앤서니 트레와바스 교수는 “쥐 200마리는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하기에 부족한 수”라며 반박했다.
 
2015년 3월엔 WHO 산하 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제초제의 주요성분인 글리포세이트(glyphosate)를 2A 발암물질(인체 발암 추정물질)로 분류했다. 이후 소비자들은 발암물질 저항성유전자를 가진 GMO 곡물의 안전성에 대해 불안감을 가졌다. 올해 5월 미국 과학한림원(NAS)은 지난 20년간 발표된 900여 편의 연구논문을 심층 분석한 결과 시판이 허용된 GMO 식품은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GMO 안전성 논란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7월 8일 한살림이 주최한 GMO 안전성 토론회에서 카와타 마사하루 교수(나고야대학 유전학과)는 “멘델의 법칙에 어긋난 비상동유전자 재조합은 인체에 해로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며 GMO 안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철호(생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유전자 재조합이 인체에 해롭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은 사실”이라며 “GMO 개발상품이 승인을 받기 위해선 90일의 동물실험이나 1~2년의 장기실험, 7년간의 전체안전성 평가 등 철저하게 안전성을 검증한다”고 말했다.
 
▲ 7월 20일 경실련, ICOOP생협 등은 GMO 표시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제공 | ICOOP생협
GMO 표시제 확대 운동
GMO의 안전성을 두고 찬반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GMO 표시제를 확대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었다. 20일 경실련, ICOOPS생협 등이 공동 개최한 <GMO 표시제도 공동토론회>에서 문선혜 변호사는 “물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통해 소비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자 하는 식품 표시제도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살리고,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보호하기 위해 현행 GMO 표시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ICOOPS생협 이은정 팀장은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하는 제품이 어떤 원료를 사용했는지 아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GMO 표시제는 유전자조작기술을 이용해 재배 육성된 농·축·수산물 등을 원료로 사용한 식품에 이를 표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표시 대상은 콩, 옥수수, 콩나물 등을 원재료로 사용한 식품 중, 제조가공 후에도 유전자조작 DNA나 단백질이 남아있는 식품 등이다.
 
현행 표시제도는 식품에 들어있는 GMO 양이 3% 이내이거나, 3% 이상이더라도 원료 함량 상위 5순위 밖이라면 GMO 표시를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특정한 식품 A에 6가지 재료가 들어간 경우, GMO 함량이 3%를 넘기더라도 다른 원료와 비교해 순위가 6번째면 표시를 하지 않는다. 또한, 식용유나 간장도 GMO 콩과 옥수수를 원료로 만들지만, 최종 제품의 단백질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아 GMO 표시가 없다. GMO 콩으로 만든 식용유를 가공식품에 사용하는 경우에도 가공식품에 GMO 사용 여부를 표시하지 않는다. 2013년도 9월 소비자시민모임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GMO 제품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GMO에 대한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반면, GMO 완전표시제는 표시대상에 예외 사항을 두지 않는다. 완전표시제는 식품의 GMO 함량 수치나 순위에 상관없이 모든 GMO를 표시한다. 예를 들어 특정한 식품 B에 들어가 있는 GMO가 3% 미만이고, 다른 원료와 비교했을 때 순위가 6번째라도 표기를 해야 한다. 또한, 식용유와 간장처럼 최종제품에 GMO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더라도 원재료가 GMO면 표시한다.
 
하지만 완전표시제를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가공 과정에서 유전자나 단백질이 제거된 제품은 일반 제품과 성분상에서 전혀 차이가 없어 구분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한다. 박기환(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수입식품에는 구분유통증명서를 사용하지만, 이력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해당 식품에서 유전자나 단백질이 검출 되지 않으면 GMO 식품 여부를 판단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ICOOPS 생협 이은정 팀장은 “최종산물이 아닌 원료가 기준이 되면, 검출하기 어려운 옥수수와 간장도 GMO 표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은진(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GMO 식품을 수입할 때부터 기록을 하면 이력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식품의약안전처(식약처) 관계자는 “GMO에는 이력추적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고, 식품위생법상 건강기능식품 축산물에 대해서만 이력추적을 한다”며 “GMO에 대해선 구분유통증명서를 사용한다”고 답했다. 구분유통증명서는 식품위생법에 의거해 해당 제품이 유전자재조합식품과 구분해 관리한 것을 증명하는 서류다. 하지만 식약처는 모든 수입물품에 구분유통증명서를 이용해 GMO 표시가 가능한지에 대해선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은
식약처는 지난 4월 21일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6월 20일까지 행정예고했다. 개정고시안은 ‘GMO 표시대상물이 아닌 재료 혹은 이 재료를 제조 및 가공해 만든 제품에 비유전자변형식품(Non-GMO, GMO-free) 등 표시나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과거 ‘GMO 재료를 주재료로 한 가지 이상 사용하거나, 제조 및 가공 후에도 변형 단백질 등이 남은 경우’에서 범위를 축소한 것이다. 한편, 20대 국회에선 6월 20일 김현권 의원이 야 3당 의원 29명의 동의를 받아 GMO 완전표시제법을 발의했다. 제출한 개정안에는 제조·가공 뒤 유전자 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은 경우 에도 GMO 표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한 식약처의 고시안이 GMO 표시제를 후퇴시키는 등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식약처 고시안이 간장, 식용유, 당류, 증류주에 대해 GMO 표시를 제외시킬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시작된 NON-GMO 표시제를 규제하고 NON-GMO 매장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며 고시안 철회를 요구했다.
 
식약처가 계속해서 GMO 표시제도에 대한 논의를 회피한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6월 20일까지 행정예고를 마치기로 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고시안이 추가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정예고 연장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6월 20일까지 행정예고를 마치기로 한 ‘유전자변형식품 등의 표시기준’ 개정고시안이 추가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행정예고 연장에 들어갔다. 
 
약 18년간 이어진 표시제도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국회, 시민단체, 식약처, 식품업계는 타협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표시제 확대 찬반이 확연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식품에 대해 모든 알 권리를 찾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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