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 20차 문과대운영위원회(의장=채희주, 문운위)에서 김상혁 문과대 학생회장에게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다. 문운위에 앞서 문과대 학생회 집행부원 2명도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집행부원 2명은 작년 5월부터 8월 사이에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악칠반 고추밭’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에서 1차 가해를, 김상혁 학생회장은 올해 7월 최초 신고인에 대한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직무정지는 문운위 직후부터 효력을 가지며, 9월로 예정된 하반기 정기 문과대학생대표자회의(의장=채희주, 문학대회)까지 지속된다. 이에 문과대에서 추진하던 여러 사업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문학대회까지 임시 직무정지
  피해자대책위원회(대책위)는 김상혁 회장의 사건 대응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문운위에서 직무정지에 관한 논의가 시작됐다. 대책위는 김상혁 회장이 대책위에 전달한 입장이 피신고자를 옹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초 신고인이 신원 노출을 두려워했음에도 김상혁 회장이 신고인에 직접 연락해 개인적으로 만나 대화할 것을 요구하는 등 2차 가해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책위에서 문과대 학생회에 고발문을 제출해 김상혁 회장의 직무정지를 요청했다.

  문과대 내 각 과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문운위원들은 대책위에서 제출한 고발문을 확인한 뒤, 임시직무정지 여부를 논의했다. 조윤진 철학과 학생회장은 “문과대 학생회장이 선출직인 점과 방학 중이라 문학대회 소집이 어려움을 고려해야 한다”며 “하반기 문학대회 개회 전까지로 기한을 명시하고 직무를 정지한 뒤, 문학대회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채희주 문과대 부학생회장이 ‘2016년 하반기 정기 문학대회까지 문과대 학생회장에 대해 직무정지하는 안’을 상정했다. 해당 안건은 전체 15명 중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0표, 반대 0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현재 문과대 학생회칙에는 회장단의 직무정지에 대한 회칙이 없지만, 문과대 학생회칙 제 5장 26조 10항에 의해 문운위는 학생회장 직무정지를 결정, 집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해당 조항은 회장단이 문과대 학생회칙과 세칙에 따라 필요한 사항을 집행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채희주 부회장은 사건 관계자인 김상혁 회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이고, 직무정지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여겨 문운위에서 직무정지를 의결했다고 말했다.

 

직무정지 여파… 후속대책 준비중
  이 사건의 여파로 문과대 학생회 회장단과 집행부에 공백이 생겼다. 김상혁 회장의 직무정지로 문과대 학생회칙 제 4장 21조에 따라 채희주 문과대 부학생회장이 직무를 대리한다. 주요 내용은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원 및 문운위 의장 대리다. 집행부에도 결원이 생겨 하반기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문과대 집행부는 원활한 하반기 활동을 위해 집행부 인원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채희주 부학생회장은 문과대 내 페미니즘 학회를 활성화해 여성주의 담론을 형성하고, 문과대 가을축제에 여성주의 가치를 담은 기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회학과/악칠반 페이스북 성인권 침해 사건’은 사회학과 일부 남학생들이 모여 페이스북 비공개 그룹을 만들고 여성 성인권을 침해해 논란이 됐다. 대책위에 따르면 비공개 그룹 내 게시글은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 몰래카메라 사진, 음란물, 성소수자 비하, 특정 과 학생 언급 등의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해당 페이스북 그룹은 익명으로 제보를 보내 관리자가 제보를 게시하는 방식과 구성원이 직접 게시글을 작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사건 조사는 교내 양성평등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 17일 사회학과 교수 일동은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사과의 내용을 담은 메일을 발송했다. 대책위는 22일 대자보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으며, 가해자 역시 23일 사과문을 대자보로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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