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사회적 동물이지만, 그 사회가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이 없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만나며 관계를 이뤘고, 오랜 기다림으로 그 관계를 유지했다. 지금은 손바닥만 한 물건 하나가 의사소통, 그 이상을 해낸다. 우리나라의 인구수 스마트폰 이용자는 무려 4000만 명2011년을 기준으로 매년 1000만 명씩 사용자가 늘고 있다. 키보드를 두드렸던 온라인을 넘어 터치 한 번으로 끝내는 모바일 시대. 직접 만나지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최근 내 생활을 되돌아보니 하루 24시간 중에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시간이 한 시간도 아닌 몇 분밖에 안 될 것 같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94.3%가 사용하는 카톡 덕분에 대학생 팀플은 보이지 않아도 당연하게 단톡방에서 진행하고, 도서관 검색대와 자동 반납기계 덕분에 낯선 서가를 헤매지 않아도 된다.
이번 학기는 본교 세종캠퍼스 모든 강의실에 전자출결시스템을 도입했다. 교수님이 이름을 부르는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이 알아서 출석을 처리한다. “주형아 저번 주에 수업에 안 왔네. 무슨 일 있었니?”, “주형이 너는 식품생명공학과인데 경제학 수업을 듣네. 이중전공이니?”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학생 이름을 부르면서 덧붙이는 이런 사소한 말도 언젠간 없어질지도 모른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수업을 하는 교수와 학점을 채우기 위해 정해진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채워진 딱딱한 강의실만이 남을 뿐이다. 이런 문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연해지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 하는 게 이상하게 여기지는 않을까. 친구와 직접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를 할 때마다 깊어지는 정감, 여러 번 다녀도 익숙해지지 않는 서가 사이에서 발견하는 책들. 온라인 사회로 옮겨오면서 오프라인 사회에 두고 온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