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잇이 만들어갈 도서 대물림 문화를 기대하고 있어요. 이 서비스를 통해 변화될 선순환 문화를 바라고 있죠.”

▲ 왼쪽부터 홍준표, 김형민, 이상길, 김주호 씨는 이 카페에서 매일 밤 회의하며 '책잇' 어플을 만들었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1일 새로운 학기와 함께 중고 전공책 직거래 애플리케이션인 ‘책잇’ 서비스가 시작됐다. 전공책을 갖고 있는 사람이 책잇 앱에 게시 글을 올리면 필요한 사람이 판매자에게 앱 상 채팅창을 통해 연락하는 방법이다. ‘바코드로 자동완성’ 버튼을 누르면, 바코드 인식을 통해 책 제목과 저자 출판사 그리고 정가까지 자동으로 떠 희망 가격과 설명만 입력하면 된다. 서비스 이용료나 수수료는 없고, 서비스 오픈 6일째 올라온 글이 600개가 넘는다.

공과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책잇 개발이 시작됐다. 김형민(공과대 전기전자전파10)씨가 김주호(공과대 건축사회환경14) 씨와 후배 홍준표(공과대 전기전자전파11) 씨, 그리고 전기전자전파학과 학회의 신입생이던 이상길(공과대 전기전자16) 씨를 포함해 6명의 개발, 기획‧홍보, 디자인담당자를 모았다. 여름방학부터 본격적인 앱 개발에 착수해 지금의 ‘책잇’이 탄생했다. 김형민 씨는 지난 겨울방학 대학교육개발원 IOS 앱 개발 장학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책잇을 총괄 기획했다. 김형민 씨는 중고책을 싸게 사고, 쉽게 팔 수 있는 무료 책 거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자 했다.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하고, 대출을 받는 학생들에게 매 학기 10여만 원의 전공서적 구매비가 부담된다고 생각했어요. 전공서적을 대여해 주면서 수수료를 받아가는 회사들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요. 그래서 뜻을 같이할 팀원들을 찾아 꾸렸죠.” 

책잇팀은 여타 시작하는 앱 개발팀과 달리 수익모델에는 관심이 없다. 교육 분야에서 회사가 학생의 돈을 취하려는 것이 싫어서 학생들이 만든 서비스여서다. 김형민 씨의 입장은 단호하다. 서버 비용은 많으면 월 20~30만 원 정도로 예상하는데, 그래도 수수료를 물리거나 광고를 넣진 않을 계획이다. 팀원들이 운영비를 나눠서 부담하거나 기부금을 받아 운영하는 형태는 고려 중이다. “운영비는 지금껏 학교로부터 받은 것에 비하면 너무 적은 돈이라고 생각해요. 졸업 후에도 서비스 관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거예요. 우리 모두 ‘동기 부여된’ 엔지니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팀원들은 단기간에 집중적인 홍보를 하며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점을 털어놨다. 기획‧홍보팀인 홍준표 씨와 김주호 씨는 8월 중순부터 아침저녁으로 회의하고, 매일 3시간 정도 자며 온 학교를 돌아다녔다. 홍준표 씨는 사용자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책잇이 ‘멋진 쓰레기’가 될 것이란 생각에 애플리케이션 출시 후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다. 홍준표 씨는 “자주 노출돼서 성가셨던 분들께 이 서비스를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그랬다고,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총기획자 김형민 씨에게 책잇은 팀원의 합심으로 태어난, 아직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다. “책잇은 7명의 모든 구성원이 조화를 이뤄 낳은 우량아 같아요. 어느 한 부분이라도 삐끗했다면 지금의 ‘책잇’은 태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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