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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외에서 활발한 곤충산업, 약용·식용 가능성 높다
[기고] 해외에서 활발한 곤충산업, 약용·식용 가능성 높다
  • 고대신문
  • 승인 2016.09.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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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더블카페'의 쿠키와 견과류에는 말린 곤충 원형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 파스타, 스프, 고로케에 곤충 이 보이지 않는다. '빠삐용의 키친'은 모든 음식에 말린 곤 충 분말과 액상으로 된 곤충을 사용해 곤충의 모습을 감췄다. 이는 곤충의 시각적인 거부감 을 없애기 위함이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미국의 경제 전문 인터넷 매체인 <Quartz>는 지난 7월7일 ‘식용곤충 산업은 워싱턴에 로비를 시작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북미식용곤충연합이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곤충 식품을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식품’(GRAS) 식품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 기사의 핵심이다. 기사 타이틀에 명시돼 있듯이 곤충산업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곤충은 용도가 오만가지다. 꽃가루 수분을 도와 식물의 번식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곤충 부산물은 분해돼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해충에 대한 천적으로도 활약한다. 구더기 치료 등 의료 용도로도 쓰인다. 크고 화려한 색상을 가진 나비와 딱정벌레 곤충 표본 등 교육용·장식용으로도 사용된다. 개각충(노린재목)에서 얻는 코치닐 염료, 벌의 ‘네 가지 선물’인 꿀·로열젤리·프로폴리스·밀랍 등 유용한 산물도 제공한다. 이러한 곤충이 최근엔 식용으로도 이용된다. 최근엔 바퀴벌레 우유가 미래의 ‘슈퍼 푸드’란 연구결과도 제시됐다. 

곤충의 산업화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곤충을 식용 또는 약용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관련 법률을 90년대에 이미 정비했다. 1991년부터 10년간 미국·EU(유럽연합) 등 서구 정부는 곤충을 해충의 천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에 집중 투자했다.

국내에선 2010년 2월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11년 1월에 곤충산업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계기를 마련했다. 2012년엔 곤충자원산업화지원센터를 설치해 식용·약용·사료용·천적용·화분매개용 곤충의 R&D를 지원하고 있다.

이후 우리나라 곤충시장은 3000억 원(2015년 기준) 수준으로 성장했다. 2020년엔 지금의 거의 두 배 수준인 5400억∼5600억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한국농촌경제연구원). 특히 사료용·약용 곤충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곤충 유래 바이오소재 개발과 학습·애완용, 화분 매개용 곤충 시장의 빠른 성장도 기대되고 있다.

세계 곤충산업의 시장규모는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농촌진흥청은 예측했다. 이를 위해 세계 각국은 곤충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에선 천적 곤충 시장만 연간 1500억 원에 달한다. 네덜란드는 육류대체품으로 친환경 곤충의 이용을 추진하고 있다. 식용 곤충의 상품화를 위해 ‘푸드 밸리’의 핵심 연구기관인 와게닝겐대학에 94만 유로를 투자했다. 중국도 식용·약용 곤충 시장이 약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고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 약용으로 대량 사육 중인 곤충은 10종에 달하며 사료용 거저리는 미국 농무부(USDA)의 승인을 받아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곤충의 여러 용도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식용이다. 2013년 5월 13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미래의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해줄 방안으로 곤충을 지목하면서 식용 곤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당시 조제 그라지아누 다시우바 FAO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곤충을 더 많이 먹으면 식량 문제뿐 아니라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200쪽짜리 관련 보고서를 발표했다.

2050년엔 지구의 인구가 90억 명에 이를 것이므로 번식력이 강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곤충을 미래 먹거리화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체였다. FAO는 곤충을 사육하면 소나 돼지를 기를 때보다 환경 피해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온혈 동물인 소나 돼지와 달리 냉혈 동물인 곤충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사료도 덜 들어간다는 것이다.

가축 사육 시 발생할 수 있는 광우병·구제역 등 질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도 돋보인다. 1㎏ 생산에 닭은 2.5㎏, 돼지는 5㎏, 소는 10㎏의 사료가 필요한 데 비해 귀뚜라미는 1.7㎏이면 가능하다. 귀뚜라미의 식용 가능 부위 비율은 80%로 닭·돼지(55%)나 소(40%)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식용곤충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이 산업화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특히 서구인은 곤충 섭취를 극도로 꺼린다. 곤충에 대해 새로운 음식 혐오증(Food neophobia)을 보이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이런 장애물을 뛰어넘으려면 혐오스럽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곤충 요리법 개발이 필요하다.

약용 곤충도 뿌리가 깊다. 페니실린(항생제)이 발견되기 전인 1860년대 미국 남북전쟁 당시 야전병원에선 부상당한 병사 치료를 위해 환부에 구더기를 넣었다. 최근 항생제 남용으로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지자 의료계는 다시 구더기 이용 치료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일부 병원에선 당뇨병이나 사고로 절단 수술을 받은 부위의 빠른 회복을 위해 구더기를 사용한다. 구더기가 썩은 조직을 먹어 치우면서 내놓는 분비 물질이 약효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해서다.  

애기뿔소똥구리란 곤충은 세균을 죽이는 코프리신의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포도상구균이 감염된 상처에 코프리신을 투여하면 상처 부위가 빠르게 줄어든다는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됐다. 코프리신은 여드름균 등 피부 포도상구균을 죽여 재생연고제로 출시되기도 했다. 왕지네에서 추출한 물질은 동물실험을 통해 난치병인 아토피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기존 치료제보다 아토피 치료 효과가 15∼42%나 우수했다. 이러한 사례는 곤충이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의 의약품의 효율적인 ‘생산공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곤충 산업의 잠재력·경쟁력을 높이려면 식용·약용 곤충의 소재 등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지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홍보기법 개발도 요구된다. 특히 위해곤충(해충)의 수입관리 등을 철저하게 해 곤충산업 기반과 대중적 이미지를 한번에 무너뜨릴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태균 본교 연구교수·생명대 생명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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