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러운 외형때문에 외면한 식용곤충이 이제 영양소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윤은영(세종대 식품영양학) 교수는 “곤충 사육시설이 커지고, 곤충이 식용음식으로 인정되면서 식용곤충에 대한 연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촌진흥청이 4월 20일부터 3일간 국제외식산업식자재박람회를 찾은 650명을 대상으로 식용곤충 인식조사를 한 결과, 63.1%가 ‘곤충식품을 사거나 식용곤충 전문요리 전문점 방문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 식용곤충으로 인정받은 종은 갈색거저리애벌레, 메뚜기 등 7종류다. 이 곤충들은 영양소와 독성검출 절차를 마치고  식용 및 가공판매가 가능한 식품원료로 등록됐으며, 식용곤충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이 곤충요리 연구에 뛰어들었다.
 
양질의 단백질, 분지아미노산
곤충은 가축 못지않은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국내 곤충농가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식용곤충 중 하나인 갈색거저리애벌레는 소고기와 비교했을 때 영양소적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단순히 단백질 함량이 높다고 해서 곤충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것은 아니다. 곤충이 영약학적으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이유는 필수 아미노산 때문이다. 일반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은 생체에서 합성이 가능한 아미노산과 신체에서 합성이 불가능해 섭취로만 얻을 수 있는 필수아미노산으로 나뉜다. 필수 아미노산은 발린(valin), 류신(leusin) 등 8가지가 있는데 그 중 ‘분지아미노산(Branched-chain amino acids)’이라 불리는 류신, 발린, 이소류신은 근육단백질을 이루고 있는 필수 아미노산 가운데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보통 아미노산은 인체에 흡수되면 간으로 모여 대사를 일으키는데, 분지아미노산은 이와 다른 과정을 거친다. 분지아미노산은 간으로 가지 않고 곧바로 근육으로 이동하는데, 근육에서 바로 단백질로 합성되거나 에너지로 바뀐다. 때문에 분지아미노산은 단백질 보충제처럼 근육의 합성을 돕는 물질로 이용되기도 한다. 또한 분지아미노산은 간에서 다른 아미노산에 질소를 전달해 포도당을 만드는 ‘에너지 보충역할’도 수반한다. 한 온라인 BCAA단백질 보충제 판매회사는 ‘분지아미노산은 근육을 효과적으로 합성하는 장점을 이용해 단백질 보충제로 많이 사용한다’고 광고하고 있다.
 
영양소를 음식에 접목한 식당
한국식용곤충연구소 박주헌 연구원은 “곤충의 풍부한 아미노산 성분은 식량곤충에서 영양소 균형을 맞춰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곤충식당인 ‘이더블카페’와 ‘빠삐용의 키친’은 곤충의 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 등 풍부한 영양소에 초점을 맞춰 요리에 접목하고 있다. 서울 약수역 인근에 위치한 ‘빠삐용의 키친’은 한국식용곤충연구소가 개장한 곤충식당으로, 원형 그대로의 곤충이 아닌 곤충을 가공한 분말을 이용해 요리를 한다. 대표 메뉴인 토마토 파스타는 말린 갈색거저리애벌레 분말가루와 밀가루를 섞어 면을 뽑아내 만든다. 메뚜기를 액상화해 만든 스프에서도 메뚜기 원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박주헌 연구원은 “기존 파스타면의 탄수화물과 곤충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단백질, 지방이 골고루 들어갔다”며 “사람들에게 곤충은 징그럽고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액상과 분말을 이용해 요리한다”고 말했다.
 
양재역에 위치한 ‘이더블카페’도 곤충을 이용해 식품을 만든다. 빠삐용의 키친과는 달리 곤충의 원형 그대로를 살린 애벌레쿠키나 에너지바 등을 판매한다. 이더블카페의 대표적 제품인 밀웜쿠키 위엔 바싹 말린 애벌레 몇 마리가 올려져 있다. 최근 출시한 넛츠앤벅스 견과류에도 말린 곤충이 들어있다. 이더블카페 류시두 대표는 “넛츠앤벅스와 곤충쿠키는 소비자의 선입견에 도전한 제품”이라며 “사람들이 곤충 본연의 모양에 친근해지도록 의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곤충을 먹는 일은 상상도 못 했지만, 최근 매스컴과 많은 식용곤충 학회가 열린다”며 “식용곤충은 앞으로 많은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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