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시술을 통해 타투를 몸에 새겨 행복한 추억을 갖는 것. 이게 앞으로 우리가 이뤄내야 할 타투 문화인거죠.” 성형외과 조명신(남·49) 원장은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타투이스트 의사다. 현재 국내엔 타투를 시술하는 이는 많지만, 타투를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이다. 현행법상 타투 시술은 의료 행위로 구분되고 타투 시술을 하는 의사는 적기 때문이다.
▲ 조명신 원장은 타투를 받는 사람을 중심으로 타투 문화가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 의사의 신분으로 어떻게 타투 머신을 잡게 됐나
“타투이스트가 되기 전까지 저는 타투 제거를 주 업무로 하던 외과의였어요. ‘차카게 살자’ 같은 문신이나, 헤어진 연인의 이름 등의 타투 제거를 주 업무로 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타투는 제게 쉽게 지워도 상관없는 무언가에 불과했어요. 그런데 17년 전 어느 날 한 손님이 지워 달라며 보여준 장미 모양의 타투가 굉장히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지우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후부터 타투를 지워야 하는 대상이 아닌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타투의 매력을 알게 되고 타투 시술을 시작하게 됐죠.”
 
- 타투를 시작할 당시 주변 반응은
“타투 머신을 잡은 지 벌써 17년이 됐어요. 당시만 해도 사람들은 의사가 왜 타투를 하냐며 의아해했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도 타투는 의료 행위로 구분돼있는데 의료 행위를 의사가 하는 게 무슨 문제냐고 반문했죠. 타투 시술을 의사가 아니면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꽁꽁 묶어 두는 것에도 반감이 있었어요. 타투 시술의 수요는 아주 큰 반면 국내에서 타투를 새기는 의사는 고작 10명 내외였거든요.”
 
- 타투이스트 의사로서 타투 합법화 논의를 어떻게 바라보나
“우선 ‘타투 합법화’라는 말은 틀린 말이에요. 타투는 이미 합법입니다. 타투 합법화 논의의 골자는 ‘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타투 시술을 할 수 있도록 의료법을 개정해야 하는가?’ 입니다. 저는 일반인 타투 시술에 찬성합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타투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의사 수가 많지 않으니까요. 그렇다고 수요가 있으니 무조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일반인도 타투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료인이나 위원회를 통해 체계적인 사전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을 수료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이들에게만 시술 자격을 부여하는 식으로요.”
 
- 앞으로 타투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일반인 타투 시행 논의가 타투이스트나 의사들의 입장에 맞춰 진행돼선 안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이에요. 타투 문화는 타투를 받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타투를 시술하는 자들과 타투 시술이 의료 행위로 묶여있다고 해서 의사의 관할을 주장하는 의사들. 이 두 입장이 국민 대다수를 대표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논의가 내 가족이나 친구 혹은 본인이 타투 시술을 받을 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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