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와 연세대 학생들에게 정기 고연전은 1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행사다. 외국에서 온 유학생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다. 오랜 시간동안 만들어진 고연전만의 응원과 뒤풀이 문화는 외국인 학생들에겐 생소한 경험이다. 우간다에서 온 에드가 누와주나(Edgar Nuwajuna, 경영대 경영14), 일본에서 온 다나하라 다이치(Tanahara Daichi, 문과대 일문14), 이란에서 온 에산 구다르지(Ehsan Goudarzi, 경영대 경영14), 스웨덴에서 온 니클라스 보리예손(Niklas Borjesson, 정경대 경제14)을 만났다. 2년 이상 고려대를 다닌 그들은 고연전을 어떻게 볼까. 다양한 문화권에서 모인 고대생들이 본 고연전은 어떤 모습인지 들어봤다.

▲ 본교에서 유학 중인 외국인 학생들. 왼쪽부터 에드가 누와주나(Edgar Nuwajuna), 다나하라 다이치(Tanahara Daichi), 에산 구다르지(Ehsan Goudarzi), 니클라스 보리예손(Niklas Borjesson)

- 처음 가봤던 고연전은 어땠나
에드가 : 정말 재미있었다. 2014년 고연전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5:0으로 전승 우승을 거뒀다. 전승을 거둔 고연전이라니 너무 짜릿했다.
에산 : 처음에는 ‘스포츠에 관심도 없는데 고연전을 왜 가지?’라고 생각했다. 그 해 9월에 입학한 나에게 고려대는 그저 내가 다니는 학교였다. 그런데 막상 가보니 응원하면서 느껴지는 것들이 너무 즐거웠다. 고연전을 경험하면서, 고려대는 내게 하나의 ‘나라’라는 느낌을 줬다.
니클라스 : 스웨덴에는 고연전 같은 문화가 없기에 매우 신선했다. 학생들이 다 같이 모여 모르는 학생들하고도 응원을 즐기고, 미친 듯이 노는 분위기가 정말 즐거웠다.

- 고연전에 관한 재밌는 일화가 있나
다이치 : 기차놀이를 빼놓을 수 없다. 기차놀이 때 가게 앞에서 “사장님!”하면서 외치는 걸 소리통이라고 하나? 그 소리통이 인상 깊었다. 고려대에 왔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경험할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에산 : 고연전 끝나고 안암에 돌아왔을 때가 기억난다. 한국에 온 지 얼마 안됐을 땐데, 안암에 사람이 너무 많았다. 참살이길에서 고대생과 연대생이 밤늦게까지 놀았던 것이 인상 깊었다. ‘고른햇살’에서 소리통을 했던 것도 기억난다. 김밥을 먹게 될 줄은 몰랐다. 
니클라스 : 역시 응원이 제일 재미있었다. 신촌에서 하는 기차놀이보다 안암에서 하는 기차놀이가 더 재밌었는데, 응원이 큰 영향을 준 것 같다. 다 같이 모여서 응원도 하고 밤늦게까지 뒤풀이도 하고 정말 즐거웠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에드가 : 15년 축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87분에 들어간 동점골에 매우 놀랐고, 또 기뻤다. 골이 터지기 전까지는 ‘지는구나’라는 생각에 아쉬워했었다.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에산 : 14년도 축구경기가 제일 인상 깊었다. 경기 초반에 나온 페널티킥뿐만 아니라, 전승 우승을 결정짓는 쐐기골까지, 가장 재미있었던 경기였다.
 
- 좋아하는 응원가가 있다면
다이치 : 뱃노래가 가장 좋다. 뱃노래는 연대생들도 다 알 정도로 유명한 대표곡이다. ‘뱃놀이 가잔다’는 가사가 있는데, 그 부분이 ‘뱃노래 가장다’라고 들린다. 원래 가사는 아니지만, 역시 가장 좋은 노래라고 생각한다.
니클라스 : 고래사냥과 뱃노래를 가장 좋아한다. 고래사냥의 즐거운 분위기와 득점할 때마다 나오는 뱃노래는 명곡이다.

- 양교가 고연전을 통해 정기적으로 교류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
에드가 : 고연전은 고려대 안팎으로 좋은 영향을 준다. 경기 중에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선수들도 그에 힘입어 더 열심히 뛴다. 연세대를 보며 더 성장하고자 하고, 우리도 연세대가 더 성장하도록 하는 모델이 된다. 또한 고연전은 우리 학교를 사랑하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문화다.
다이치 : 일본에도 와세다대와 게이오대의 라이벌 관계가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라이벌 관계에 있으니 서로 교류를 유지하는 것 아닐까? 서로를 의식하면서 경쟁하고, 그 경쟁은 두 학교 모두 더 높은 곳을 향하는 원동력이 된다.
에산 : 이란에선 상상할 수 없는 문화다. 6년 동안 한국에 지내면서, 두 학교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한국적인 문화 요소가 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니클라스 : 비교가 없다면 노력도 없다. 고려대와 연세대는 항상 경쟁하며, 동시에 교류하는 위치에 있다. 라이벌 관계가 뜨거워질수록 서로에게 더 좋은 동기부여가 되며, 구성원들은 그 관계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 연세대를 향해 한 마디를 남긴다면
에드가 :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훈련한 만큼, 연세대는 고려대를 넘볼 수 없을 것이다.
다이치 : 치킨 먹으러 가자!
에산 : Go Home.
니클라스 : 5년 동안 우리를 넘어서지 못한 연세대, 다른 라이벌을 알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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