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월간 <현대문학>에서 소설가 이제하, 정찬, 서정인 소설 연재 중단
사유: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유신을 부정적으로 묘사함.
“하나. 우리의 연극은 ‘지금 여기’ 인간다운 삶의 진실을 담는다.”
국립극단 선언문 첫두에 등장하는 문장이다. 하지만 검열된 연극에서는 인간의 삶을 진실대로 볼 수 없다. 민주주의 사회에 곤봉 대신 돈줄을 쥐고, 군복 대신 넥타이를 맨 ‘검열’의 시대다. 교언영색으로 뒤덮인 구조에 갇힌 연극과 영화는 생각을 멈췄고, 노래와 시는 사고를 닫았다.

2014년 11월.
다큐 영화 <다이빙 벨> 대형 멀티플렉스 상영 거부
사유: 세월호 사건을 다뤄 사회적인 재난을 예술화 함.
“하나. 우리의 연극은 과장과 가식을 벗고 연극 고유의 원형적 생명력을 되살린다.”
문화연대가 기록한 ‘박근혜 정부, 예술 검열 일지’에는 연극, 미술, 영화 등 각종 예술 작품이 나열돼 있다. 예술의 버팀목이 돼야할 지원금은 예술을 길들이는 채찍이 됐다. 공개된 22건 외에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여러 작품들은 지원 대상에서 철저히 제외됐다.

2016년 1월.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 창작지원 작품에서 제외
사유: 현 군인 사회와 정부 정책에 비판
“하나. 우리의 연극은 오늘 한국사회가 빚어낸 질문들에 대답하고 되묻는 예술적 실천이다.”
끊이지 않는 정부의 검열에 젊은 예술인들은 분노했다. 지난해 각 극단의 단기적 저항과는 달랐다. 20여개의 극단은 ‘권리장전(權利長戰)’이란 이름으로 장기간의 싸움을 택했다. 대학로에선 예술검열의 사태를 알리고 이를 반대하는 릴레이 공연을 벌어지고 있다.

  히틀러와 함께 독일 시민들을 나치즘으로 몰아간 괴벨스를 풍자한 연극. <괴벨스극장>에서 그는 예술을 정부의 충실한 나팔수로 전락시킨다. 나치즘과 반하는 예술작품은 가차없이 없애버리고, 불태워버렸다.

  "우리 나치의 예술관은 명확합니다. 도덕을 붕괴시키는 퇴폐 서적을 거부 합니다. 우리 민족의 단결을 혼란시키는 작가들의 작품은 불사질러 마땅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독일에 보탬이 되지 않는 예술은 아낌없이 외면하겠습니다.“
그리고, 2016년의 대한민국에서도 예술은 찢겨지고 불사질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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