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 | 허윤 기자 sh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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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상반기 미국에 있는 ‘송광사 오불도’가 50여년 만에 국내로 환수된다. 하지만 문화재 환수는 산더미처럼 쌓인 과제처럼 쉽사리 줄지 않는다. 현재까지 해외로 반출 및 약탈된 문화재 16만4454여점. 2006년 도쿄대가 반환한 조선왕조실록과 조선왕조의궤도 완전 반납을 제외하고 현재 완전히 반납된 문화재는 없다. 그래도 환지본처(還至本處)다. 갈 길이 멀어도, 어쨌든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아직도 갈 길 먼 환수 현황
  우리나라는 임진왜란, 일제강점기 등 수 차례 전란을 지나 수탈의 역사를 겪어왔다. 역사와 맥을 함께한 문화재도 예외는 아니다. 참전했던 외국군, 도굴꾼 등 여러 사람들에게 많은 문화재들이 반출되고 약탈됐다.

  일본, 미국, 프랑스 그리고 영국 등 20개국에서 반출된 우리 문화재가 발견됐다. 일본 7만1375개, 미국 4만5234개, 독일 1만940개 등 해외로 반출된 문화재는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6만4454개다. 이렇게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들은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 동경국립박물관 등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이 소장하는 경우도 있어 실태 파악이 쉽지 않다. 이에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은 “우리나라의 국외문화재 환수활동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향후 국외문화재 환수를 위해 정부는 보다 더 적극적인 환수문화재의 활용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문화재 환수, 정부와 시민단체가 하나되어
  일제강점기 약탈된 문화재 4000여 점 환수 실패.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 실패. 계속되는 환수 실패에 정부는 2007년 문화재 환수에 예산 2억 원을 들여 해외 소재 한국 문화재 환수 정책을 세웠다. 또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시민단체 등과 협의회를 구성해 5차례 회의를 가지고 ‘문화재 환수 협의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문화재 환수 예산을 5억6000만원으로 늘려 환수를 위한 조사 연구와 민간단체 지원업무 수행에 박차를 가했다. 올해는 문화재 환수에 투입된 정부 예산이 35억 원에 달한다.

  시민들도 문화재 환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문화재 반환운동 범 제천 시민추진위원회, 조선왕실의궤환수 위원회,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등 여러 시민단체들은 우리 문화재 찾기를 위해 하나둘씩 생겨났다. 역사관련 프로그램과 다큐, 기획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1인 시위, 시민 홍보물 제작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문화재 환수에만 관심을 가질 뿐 정작 환수 이후의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해외 소재 한국문화재의 환수를 주도하는 문화재청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현재 인력과 예산구조로는 문화재 관리가 쉽지 않다. 한 관계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해 어렵게 국내로 가져와도 제대로 사후관리가 안 되면 향후 문화재 환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없다”며 “전시·활용 외에도 대국민 공개 등 활용빈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감정 내려놓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고국의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약 16만여 점의 문화재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재 환수만을 바라고 조급하게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시민들의 태도가 반환협상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실제로 범국민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자 일본에서는 우리 문화재의 관람을 금지시키는 일도 있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무작정 ‘우리 것이니 돌려 달라’고 하면 오히려 우리의 문화재와 오히려 멀어지고 만다”며 “문화재 환수에 있어 감정적 대응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수과정에서 현 문화재 반출 사태파악과 사전조사가 우선돼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문화재 환수는 국제 관계의 조율과 섬세한 심리전이 필요한 고난이도의 외교전이기에 많은 준비가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반출된 문화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국민 성금으로 환수 비용을 마련하는 등 단계별로 준비해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막연히 ‘환수’를 외칠 것이 아니라, 우리 문화재가 지금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에 대한 조사부터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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