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기용 (사범대 교수 고등교육정책연구소장)

  학교 당국은 재수강 제도의 개정 취지로 학점 인플레이션 완화와 교육철학에 맞는 운영원칙 수립을 들었다. 본교 고등교육정책연구소장인 변기용(사범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점 인플레이션이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에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재수강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학생들이 재수강 제도를 통해 강의가 제공하는 일정 수준의 지식과 기술을 한 번 더 습득할 기회를 가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는 재수강 제도의 본질적 목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오로지 취업 목적으로 학점을 올리려는 것은 교육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재수강 제도로 인해 일부 학생들이 강의를 성실하게 듣지 않는 등의 행태도 보인다. 또한 대학들이 겪는 학생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소비자인 학생의 요구를 과하게 수용하는 경향이 생겼다. 결국 재수강 제도의 본질적 목적이 흐려지면서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학점을 주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 학점 인플레이션은 어떤 문제를 일으키나
  “학점 인플레이션은 학점의 기능을 왜곡시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 학점은 개인이 가진 지식과 기술, 역량 등을 보여주는 사회적 신호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학생들에게 학점을 후하게 준다면 학점이 신호 기능을 제대로 수행 하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기업이나 대학원은 학점이 주는 신호를 믿지 못하며,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다른 제한된 사회적 자원을 쓸 수밖에 없다.결국 학점 인 플레이션이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기에 교 육부와 대학가가 정책적 개입을 하려는 것 이다.”

- 본교의 재수강 개정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재수강 개정안이 지향하는 전체적인 방향을 봤을 땐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학교가 재수강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고 오직 제도의 본질적 목적에 맞는 재수강만 인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행정적 차원에서 학교는 효율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교수, 강의실 등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재수강 가능 횟수를 1회로 제안하는 등의 개정을 하는 것 이다. 하지만 균형이 중요하다. 지적인 욕구로 재수강을 하는 학생들도 고려해 재수강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 재수강 개정안이 학점 인플레이션을 완화 할 수 있다고 보는가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특히 최초 학점보다 최종 학점이 낮을 경우 평점 평균이 하락할 수 있으므로 학생들은 한 번 더 고려해 재수강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재수강 시 고려해야 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학점 인플레이션을 완화할 수 있다. 학점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선 대학가가 동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충분히 일리 있다. 하지만 현재 시류가 재수강 제도를 강화하지 않는 것이므로 시류를 탈피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교의 개정이 다른 학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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